(아래 글은 매일경제신문사의 경제월간지 럭스멘 2월호에 실린 제 글입니다.)

‘중국의 미래’는 우리에게 매우 중요한 변수이다. 중국경제와 중국정치에 우리가 계속 촉각을 곤두세워야하는 이유이다. 박근혜의 한국처럼, 중국도 시진핑 중심의 5세대 지도부라는 새로운 정치시대가 시작됐다. 시진핑의 중국경제는 어디로 갈 것인가, 그 앞길에는 어떤 문제점들이 놓여 있는가.

‘부민강국’(富民强國)을 주장했던 중국의 언론인이자 경제예측가인 스한빙이 쓴 이 책에는 예상보다 ‘솔직한’ 중국 이야기가 나온다. 중국의 ‘한계’와 문제점들, 즉 중국의 앞길을 가로막는 것들에 대한 분석이다. 스한빙은 이를 9가지로 정리했다.

제일 먼저 눈에 띄는 것은 ‘국유기업의 부실과 부패’이다. 부패는 우리가 외신을 통해 자주 접하는 중국의 치부이기도 하다. 저자는 상당히 많은 국유기업이 국민의 복지에 대한 책임감이 없으며 자기들의 이익만을 추구해 국민의 부를 소모함으로써 빈번한 부패 사건의 온상이 되어버렸다고 지적한다.

“국유기업의 부진이라는 냉혹한 현실은 국유기업에 독점적 지위를 부여하고 자원을 집중시켜 벌어진 결과다. 얼어붙은 국유기업은 중국경제로서는 커다란 아킬레스건이다. 이 덩치만 큰 괴물은 일단 외부로부터 강한 경쟁 압박이나 위기가 몰려오면 힘없이 쓰러져버릴 것이다.”(405p)

‘민중의 빈곤과 취약한 사회보장체제’도 저자가 지적한 중국의 문제점이다. “중국인은 절대다수가 저효율, 저임금, 저보장의 업무에 시달리고 있다. 사람들은 자신이 불공평한 대우를 받는다고 느낀다. 자신이 제공한 노동의 대가에 합당한 수입을 받지 못하는 현실은 사람들의 일할 의욕을 꺾고 창조의 적극성을 떨어뜨렸다.”(384.p)

저자는 중국의 고용상황이 매우 열악하며 행복지수도 낮다고 말한다. 이런 ‘가난한 민간’과 ‘미비된 사회보장체제’라는 문제는 공무원 비율이 너무 높은데다 부패가 국가의 부를 잠식하기 때문이다.

“부패 공무원이 국민의 부를 잠식하고 공공복지를 잠식하는 현상은 주먹으로 가슴을 칠 일이다. 중국의 사회보장체제가 제대로 갖춰지는 것이 계속 늦어지는 것은 부패 공무원들이 국민의 부를 이용해 자기 주머니를 채우기 때문이다.”(387p) 이 문제는 중국이 국민이 부자가 되는 노선을 걷고 정부와 기업에 부가 집중되는 현재의 현상을 개선해야만 해결이 가능해진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가난한 국민’의 문제는 동시에 중국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는 내수부진의 근본 원인이기도 하다.

‘중산층의 부재와 가치관의 실종’ 문제도 눈에 띈다. 저자는 중산층이야말로 소비의 주력이자 사회안정의 기반인데, 중국은 안정적인 중산층이 없으며 적극적이고 진보적이며 보편적인 가치관도 부족하다고 말한다. 여기에 건강하지 못한 가치관이 만연한 것도 문제이다.

“부동산을 핵심으로 구축된 가치관에서 권력, 주택, 금전이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부패한 관리들이 법망을 피하는 수단으로 대부분 주택을 과다 보유하고, 수만 위안의 금품을 수수하며, 내연의 관계를 맺는다. 이렇게 왜곡된 가치관은 권력을 배경으로 계속 확대되어 중국 사회 구석구석에 침투하고 있다.”(418p)

저자는 이밖에도 위안화 절상 압박과 환율전쟁, 정부 주도 경제 개발의 위험, 민영기업의 취약성, 식량위기와 농산물 테러 등을 중국의 앞길을 가로막고 있는 문제들로 꼽았다.

“한 가지 확실하게 말할 수 있는 것은 중국이 미래에 일본의 전철을 밟고 버블이 붕괴되는 참담한 고통을 직접 겪게 되리라는 사실이다. 그렇게 되면 가장 먼저 중산층이 타격을 받고, 이는 단기 내에 치유하기 어려울 것이다. 그때가 되면 어떠한 경제정책도 신속하게 효과를 보기 어려워 중국은 장기간의 침체를 피하지 못할 것이다.”(427p)

중국인이 인식하고 있는 자신의 문제점과 한계들... 중국의 미래라는 변수에 주목해야하는 우리에게도 의미 있는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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