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은 작년 1월 평균 달러당 1038.1원에서 올 2월엔 969.9원으로 떨어졌다. 현대차는 올해 환율이 달러당 950원이 되면 작년보다 매출액이 7980억원, 영업이익은 5529억원 감소한다고 밝혔다. 반면 엔·달러 환율은 작년 1월 달러당 103.3엔에서 올 2월에는 117.8엔으로 소폭 상승했다.
국산차 업체들이 환율하락으로 인한 손해를 만회하려고 올해 미국시장 판매가격을 10~15%정도 높인 반면, 일본 업체들은 환율변동의 영향을 받지 않아 가격을 거의 인상하지 않았다. 미국에서 국산 소형차 가격이 일본산보다 비싸진 것도 이 때문이다.
현대증권 송상훈 애널리스트는 “환율하락으로 국산차가 어려운 상황에서, 일본이 신모델의 가격을 낮추는 바람에 국산차의 경쟁력이 약화됐다”고 말했다.
'‘엔低 비상’ 중·저가 시장도 日에 넘어간다' 중에서 (조선일보, 2006.3.22) |
지난 1월4일 원달러 환율 1000원대가 붕괴된 이후, 최근 환율은 960~970원대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환율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보겠습니다.
환율이 하락(원화가치 상승)하면 수출이 감소하고 국내총생산(GDP)이 줄어드는 현상이 나타납니다. 수출감소로 상품수지가 악화되는데다, 해외에 나간 관광객들은 구매력이 커지기 때문에 씀씀이가 커져 서비스수지도 악화됩니다. 결국 경상수지도 나빠집니다. 물론 수입해오는 원자재나 소비재를 같은 원화로 더 많이 사올 수 있기 때문에 물가가 하락하는 효과도 생깁니다.
실제로 올해 1~2월의 무역수지 흑자규모를 보면 이런 영향을 확인해볼 수 있습니다. 무역수지 흑자규모는 올해 1월 5억달러, 2월 5억4000만달러 수준. 지난해의 월 무역수지 흑자규모가 10~30억달러 수준이었으니 흑자규모가 뚝 떨어진 셈입니다.
미시적으로 기업들도 고통을 받고 있습니다. 환율하락으로 수출 채산성이 악화되고 있는 것이지요. 대표적인 수출기업인 현대자동차는 미국시장에서 소형차 판매 부진으로 비상이 걸렸습니다. 올해 1~2월의 판매량이 작년 동기의 절반 수준(2584대)에 불과했기 때문입니다.
원달러 환율하락 때문에 생기는 손해를 만회하기 위해 미국시장 판매가격을 10~15% 정도 올렸는데, 일본 자동차회사들은 가격을 올리지 않았기 때문에 가격경쟁력을 상당부분 잃어버린 것이지요. 미국 소형차 시장에서 싼 가격을 무기로 일본기업과 경쟁해왔는데, 이제는 가격이 비슷하거나 오히려 조금 더 비싸졌습니다.
자동차 뿐만 아니라 가전 등 우리가 우위를 보여온 중저가 시장을 조금씩 일본기업들에게마저 넘겨주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는 원달러 환율은 많이 하락했지만, 반대로 엔달러 환율은 오히려 소폭 상승했기 때문입니다.
올해 초(1월4일) '원달러 환율 1천원선 붕괴 이해하기'를 주제로 경제노트를 썼었는데, 실제로 2개월여가 지난 지금 우리경제의 거시지표와 기업들은 예상대로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때도 말씀드렸듯이, 환율이 하락한다고 해서 '난리'가 나는 것은 아닙니다. 당장은 어려움을 겪는 기업들이 생기지만 원가절감과 생산성 향상을 통해 극복해 나가야하는 문제이고, 길게 보면 환율은 그 나라 경제의 힘과 능력에 맞게 균형을 찾아가는 것이니까요.
수출로 먹고 사는 'small open economy'인 한국경제. 환율이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항상 주시해야 하겠습니다. ▶ 예병일의 경제노트 - 트위터 : @yehbyungil / 페이스북 : www.facebook.com/yehbyung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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