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삶을 살아가는 방식은 다양합니다. 웨이드 데이비스는 하버드대에서 인류학, 생물학, 민속식물학으로 박사학위를 받고 최근까지 동아프리카, 보르네오, 네팔, 페루, 티베트 등에서 연구를 계속하고 있는 학자이자 사진작가, 모험 여행가입니다. 아마존과 안데스 산맥 주위에서 다양한 원주민 부족들과 3년 이상 생활하면서 6천 종 이상의 식물표본을 수집한 그의 삶 자체가 '수많은 삶의 방식'이 있음을 보여주고 있지요.
그는 이런 말을 했습니다. "사실 나는 이 세상의 다양한 문화 가운데서 극히 일부만 체험했을 뿐이다... 이 책에서 나는 서른 개 정도의 문화에 대해 언급했고, 그 중에서 비교적 자세히 언급한 것은 열넷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 내게 시간이 있다고 할 때 직접 찾아가서 연구하고 세상에 널리 알릴 만한 다른 문화들이 1만4천개도 넘는다."
북극의 이누이트족이 유럽인들과 맞닥뜨렸을 때. 끝까지 정착촌으로 이주하기를 거부한 한 노인의 이야기는 인상 깊습니다. 그 노인의 식구들은 노인이 갖고 있던 연장과 무기를 모두 빼앗았습니다. 자살을 방지하기 위해서, 그리고 어떻게든 빙판에서 나오도록 만들기 위해서였지요.
그러자 노인은 자신이 살던 이글루에서 겨울 폭풍이 휘몰아치는 바깥으로 나갔습니다. 그는 오줌을 눈 뒤 그것을 얼음 칼 모양으로 다듬고 침을 뿜어 예리하게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그 칼로 개 한 마리를 죽였습니다. 그 개의 갈빗대로 썰매를 만들고 가죽으로는 다른 개를 묶을 수 있는 밧줄을 만들었습니다. 그렇게 한 뒤 그 노인은 개썰매를 타고 어둠 속으로 사라졌습니다.
우리는 지금 자신이 살고 있는 모습이 세상에 있는 전부라 생각하며 지내기 쉽지만, 사실 매일 8시간을 직장에 출근해 일을 하고 저녁때 1~2시간 텔레비전을 보는 등의 모습은 근대 물질문명의 한 유형일 뿐입니다. 그의 말대로 세상에는 연구할만한 다른 문화들이 1만4천개도 넘을지 모릅니다. 무엇이 옳은지 정답을 찾는 건 무의미하지요. 나에게 맞는, 나를 행복하게 해주는 삶의 방식을 찾아 과감히 추구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모습이라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다르다고 어색해하고 움추릴 필요는 없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자신의 삶'을 살아가다보면 궁극에는 하나의 본질로 귀결되리라는 생각도 해보았습니다. 위에서 소개해드린 오스트레일리아의 토착민들의 마지막 모습처럼, 그렇게 애쓰다가 기운이 다하면 우리의 기억과 공명하는 땅과 하늘, 동식물 속에 들어가 깃드는 것이겠지요. 그리 생각하니 평온해짐을 느낍니다.
주말, 행복하고 평온하게 보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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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월드 컨퍼런스 자원봉사에 신청해주신 많은 대학생 경제노트 가족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자원봉사를 해주실 6분이 정해졌습니다. 박규철님,깁재영님,고재형님,한유지님,김효은님,김민정님, 반갑습니다. 선정이 안되신 다른 분들께도 다시 한번 아쉬움과 감사의 말씀 드립니다.
자원봉사 가족들께서는 개별적으로 안내해드린대로, '웹월드 컨퍼런스'가 개최되는 11월15일(화)~18일(금)에 서울 학동역앞 건설회관 국제회의장에 오셔서 자원봉사를 하면서 강의를 수강하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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