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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내 퉁기덕 거리던 아들친구 상수.
상수는 남자아이답지 않게 여성적인 말주변을 가지고 있는 똘똘한 녀석이다.
느린 말솜씨(좀 띨띨한)와 급흥분성격의 알파성향 큰빵과는 자주 부딪히며, 속알이를 하게 하던 녀석이었는데... 최근 오해가 좀 풀리며 급선회하여 양쪽 집을 왔다 갔다 놀고 있다.
그러던 중 상수가 큰빵에게 '미니 포켓몬도감"(그 또래 녀석들에겐 보물 3호쯤 되는 듯..)을 빌려줬고.
돌려준 후 포켓몬 도감이 한장 한장 분해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문방구에서 파는 책 싸구려 책이라. 그 자체 수명을 다 한듯 하나.. ㅡㅡ;)
빌려간 사람이 물어내라는 상수의 항의에 돌려줄 때까지는 멀쩡했다는 큰빵의 대응...
그러던 와중에 태권도장이며 여기저기 들고다니면서 읽는 큰빵의 모습을 증언하던 윤영 등장.
그렇게 여기저기 들고 다녔으니 떨어질 만도 하다는 주변 친구들의 훈수...등등등
그러다 큰빵이 윤영도 책을 봤다 그러니 윤영도 함께 물어줘야 한다는
엉뚱한 논리를 펼치고.. 큰빵의 카리스마와 주변 외압이 윤영에게 가해져서
결국 몰린 윤영은 동생이 그 책을 좋아하니.. 그럼 사줄게... 하다가...
책 주인 상수의 중재로 큰빵과 윤영이 반반씩 그 돈을 물기로 결론이 났다는데~
(사실 위의 이야기는 다툼을 싫어해서 주로 그냥 덤탱이를 쓰고 오는 윤영이 성향을
고쳐주고 싶은 윤영 엄마의 연락으로 인하여 내 귀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언니~ 그러저러해서.. 윤영이가 책을 흠집낸 것도 아닌데....사줄 책임이 없는 책을
그냥 그 상황이 싫어서 책을 사주기로 한 거잖아..
그래서 내가 윤영에게 이번엔 책값을 주지 않을 꺼야 라고 말했으니까. 그렇게 알고 있어~ "
"그리고 상수 언니한테 전화했는데..
상수에게 책을 빌려준 네게도 책임이 있으니 돈 받을 것 까지는 없을 듯 하다고 말하려 했는데..
상수가 심각하게 이건 자기가 너무 소중히 여기는 책이라고 말했다나??
그래서 .. 어찌 해결하는지 구경만 하기로 했데~"
최근 읽은 책에 의하면.
공감대화 해야 하는데~ 아읏! 공감대화 !!!!
문제는 큰빵이 관련해서 뭔가 이야길 해야 공감대화든 뭐든 할 텐데...
아무 말도 안하는 큰빵과 무슨 공감대화를 할 수 있는 건지...!!
" 학교에 아무 일도 없니? " "무슨 일 없니? " " 뭐 없니??" 류의 질문을
수 십번 해서 겨우 대략의 이야기를 듣는 동안 내 머릿속엔..
바로 돌려주라고 했던 상수 책을.. 여기저기 며칠씩 들고 다닌 것도 문제고.
한 동안 상수와 좋지 않았던 관계가 겨우 호전 되었는데 이 문제로 다시 나빠질까 걱정이고.
옆에서 항상 자기편이 되어 주는 윤영이에게 책값을 덤탱이 씌운 것도 문제고,
그래서 윤영이와 사이가 나빠질까봐 걱정이고.
친구들 간에 돈을 주고받아야 하는 문제가 발생했는데 엄마한테 말도 안하고,
자기 용돈으로 처리 하려 했다는 것도 문제고
나중에도 이런 식으로 조용히 사건을 처리하다가 더 큰 사고를 만나 큰일 낼까봐 걱정이고..
온통 문제 걱정 투성이인데 ....
"네가 정말 책을 못 쓰게 했니? "
"속상했겠구나..."
"아 ~ 윤영이가 왜 책을 사준다고 했을까?"
"만약 윤영이가 책을 못 사주면 너는 어떻게 할 꺼니? "
"아~ 네가 책값을 다 물어주게 되면 용돈이 부족해서 곤란하겠구나..."
"혹시나 윤영이가 너에 대해 나쁜 감정이 생기지나 않을까 걱정이 되는 구나..."
류의 말 밖에 못했다는 거!!!
그래서 지금 속이 무진장 쓰리다는 거!!!
그리고 사실 이 속마음이 저 말을 하면서 뭉게뭉게 얼굴 표정과 포스로 이미 큰빵에게 영향을 미쳤다는 거..
으윽! 공감대화 정말 어렵다....
정말 정말 * 10000000000 어렵다는 거.. ㅡㅡ;
.... 어찌 되었는지 궁금해 윤영엄마에게 전화를 했더니..
돈을 못주겠다는 엄마의 엄포 때문인지..윤영인 몸살이 나서 학교에 못갔다능...
이따 집에 가서 큰빵에게 또 다시 10개쯤 낚시성 질문을 해서 궁금증을 풀어야 겠다....
(아 공감대화 하려면 묻지 말아야 하는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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