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 컨센서스'와 '베이징 컨센서스'. 미국식 자유민주 시장경제 체제와 중국식 국가주도 개발 및 권위주의 체제를 의미하는 단어입니다.
오늘날 세계는 그동안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해온 '워싱턴 컨센서스'가 급부상한 '베이징 컨센서스'의 심각한 도전에 부딪치고 있는 모습입니다. 공산당 일당독재라는 비민주주의적 체제를 유지하는 중국이 경제적 성공을 만들어가면서 중국의 '시장권위주의 모델'이 개발도상국들에게 어필하고 있지요.
그동안 서구사회는 모든 국가들이 경제가 발전하면 시민사회의 힘이 강해지면서 민주주의로 이행할 수밖에 없다는 생각을 해왔습니다. 하지만 이런 '워싱턴 컨센서스'가 위기를 맞은 겁니다. 사실 제3세계와 저개발국의 지도자에게는 '비민주적 자본주의'인 '베이징 컨센서스'가 훨씬 매력적일 겁니다. 민주, 인권 등을 '강요'하는 '워싱턴 컨센서스'보다 부담이 없으니까요. 물론 그 나라의 국민들은 다른 문제입니다.
"불량국가와 문제 국가들을 굿 거버넌스에 관한 서구사회의 기준에 맞추어 바꾸는 일은 중국의 이익에 부합하지 않는다. 윤리적으로 동의할 수 없다는 이유로 서구 기업과 정부가 거부해온 그러한 국가들과 중국은 보다 편안한 마음에서 상대할 수 있는 입장이다."
중국은 자신의 경제성장에 필요한 광물과 천연자원을 개발도상국들에서 모든 수단을 동원해 확보해야하는 상황입니다. 중국으로서는 그 나라 정부의 인권탄압이나 독재, 인종학살 등은 경제지원이나 투자결정에서 그리 큰 고려사항이 아니라는 얘깁니다.
저자는 이런 현재의 상황을 서구식 거버넌스와 가치에 대한 심각한 '도전'이라고 봅니다. 그는 중국에서 국민들이 경제적 자유와 삶의 질 향상을 조건으로 공공장소에서 정치적 억압과 탄압을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중국처럼 높은 경제성장과 생활수준의 향상을 주지만 자유와 표현은 제한하는 시장 권위주의 모델이 개발도상국 세계에 확산될 경우 워싱턴 컨센서스는 '고립'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합니다.
'워싱턴 컨센서스'와 '베이징 컨센서스'는 기존 패권국인 미국과 이에 도전하는 중국간의 '이념 전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1960~1970년대 국가주도의 권위주의적 개발 과정을 통과해 지금에 이른 우리의 입장에서는 더욱 관심이 가는 현 세계의 모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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