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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용의자 x의 헌신]을 읽고 - 삶이란 결국 관계의 질을 높여나가는 것이 아닐까?
입력 2012-01-09 오전 12:3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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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깥에서 남을 잘 배려하는 남자일수록 가정에서 원만하다는 것을 야스코는 호스티스 생활을 하면서 깨닫고 있었다.                         ----- Page 140


짐작으로 의견을 제시하는 건 좋지 않아.

범인들은 그것을 이용하려 할지도 모르니까.               ----- Page 190


왜 이런 공부를 하는가라는 의문을 가지는 것은 당연하다.

그런 의문을 해소하는 과정에서 학문을 하는 목적다이 생겨난다.    ---- Page 273


이 세상에 쓸모없는 톱니바퀴는 없지 않을까.

모든 톱니바퀴들은 제 스스로 자신의 역할을 결정하고 살아간다는 말을 하고 싶을 뿐이야.

                                                                                             ---- Page 296


경찰의 손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거기에 대해서는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

그러나 그것 때문에 평생 그의 지배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면 

과연 무엇을 위한 은폐공작이었단 말인가                                   ----- Page 311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양억관 옮김 '용의자 X의 헌신 - 제134회 나오키 상 수상작' 중에서 (현대문학)
 밑줄 그은 것들 중에서 스포일러일 수 있는 것들을 빼고 보니

위의 것들 정도로 정리가 된다

음... 그러고 보니 밑줄 그은 것들이 좀 생뚱맞다. ^^


제목의 x는 범인이 사실은 미제라는 걸 알려주는 힌트일까?

'헌신'은 그 숨겨진 범인이 헌신을 하는 사람이라는 힌트이고?


마지막으로 사건의 실체가 드러나는 대목에 이르기까지는

사실 주인공과 사건을 풀어가는 사람간의 심리적인 긴장감이 지리하게 전개될 뿐

제시되는 것들과 제시되지 않은 것들로는 좀처럼 밋밋한 해석을 넘지 못한다.

중요한 트릭 중에서 하나는, 그것을 추리해 내기에는 제시된 것들이 부족하고

더구나 이미 범인들은 누구인지 아는 상태이기도 하다.

그러다가 마지막으로 사건의 전체 내용을 들려주는 대목에 이르면

'하아~ 대단한걸'이라는 감탄이 저절로 나온다.


- 추리소설이 장치를 만들고 그 사이의 논리적 고리를 만들어내는 것이라고 한다면 

잘 만들어졌다.

- 대개의 추리소설들이 평균적인 인간이 가지는 욕망이 불러온 잘못된 행동들을 끄집어내고

아무리 잘 포장되어도 결국엔 진범이 잡힌다는 걸 보여주는 권선징악의 구도로 본다면

그 선량한 일반인들이 결국 스스로 자신의 잘못을 밝히는 선량한 모습을 보여준다.

단지 그 속에 평범하지 않은 캐릭터 두 명을 만들어내고, 그 두 캐릭터 간의 대결을 만들어낸다. 

아니 사실 캐릭터는 두 명이 아니라 한 명일지 모른다.

그들은 똑같이 사람에게보다 사물이나 관념에 더 애착과 사랑을 느끼고 

그래서 독신들인데다 그래선지 어쩌다 자신이 선택한 인간관계에 몰두하는 경향이 있다.


그런데 거기까지다

 즉, 추리소설이 가지는 위와 같은 대단히 보수적인 사회적 관점을 벗어나는

대담하거나 두근거리는 내 자신에 대한 반성이나 사회에 대한 고찰은 없어 보인다.

- '관계'라는 것을 잘못 이해하고 있는 얼치기 수학자,

- 차라리 권선징악이라면 더 나았을 생뚱맞은 이유로 자수를 권유하는 

또다른 '관계' 이해 불가 물리학자.

- 자신이 한 잘못에 대해 인간적 번민을 하다가 하는 자수가 아닌 

타인에 의한 사랑의 강요를 눈물로 수용해서 자수를 하는 알 수 없는 애정 과잉녀.

- 자신의 잘못과 그 잘못을 뒤집어쓰려고 하는 옆집 아저씨에게 미안해서 자살을 시도하는 딸에겐

그래도 측은한 인간적 동정심은 간다. 왜냐면 그 아이는 인간적이고 사실적이니까


이 소설을 이렇게 혹평할만큼 이 책을 읽고 섬찍했던 이유는

주인공에게 쏟는 작가의 과잉 동정이다.

"이 세상에 쓸모없는 톱니바퀴는 없지 않을까." 에서처럼

인간은 어떤 '쓸모' 때문에 존중받고 인간인 것이 아니며

"모든 톱니바퀴들은 제 스스로 자신의 역할을 결정하고 살아간다"는 것처럼

인간은 무언가를 구성하는 "역할"을 위해 살아가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인간은 그저 같은 공간 속에 존재하는 것만으로 존중받고 인간인 것이다

내가 이 세상에 존재하는 이유를 증명할 필요가 없듯이

내 곁의 누군가도 그럴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그런데 작가는 톱니바퀴를 비유로 들면서 위와 같은 얼토당토 않은 이유로 살인에 대해 사죄해야 한다고 우기고

확률적으로 주위에서 만나기 어려운, 

삶과 관계를 이해하지 못하는 미성숙한 심리를 가진 사람의 감정에 동의하라고 강요하고 있다

그건 헌신이 아니라 자신을 천천히 죽여나가는 자살 방법을 선택했을 뿐이다.

둘 다 삶도 인간도 없다.


이시가미는 지극히 공포스런 이웃이다.

다행스럽게도 이런 사람이 이웃일 가능성은 로또만큼 낮다

그래서 이 추리소설은 나에겐 안도감을 주지만

내 자신을, 나도 모르던 나의 섬찟한 욕망에 대해 아무런 이야기를 해주지 않는다

애석하다.

나는 나에 대해서 알려주는 이야기를 듣고 싶었다

이런 무협지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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