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티아고 가는 길camino de San Tiago은 천 년이 넘는 역사를 지닌 순례자의 길이다. 원래 예수님의 제자 야고보가 복음을 전하려고 걸었던 길인데, 9세기에 스페인의 산티아고에서 야고보의 유해가 발견되고 야고보를 스페인의 수호성인으로 모시게 되면서 오늘날의 순례길이 생겼다.
순례길이라는 말처럼 산티아고 가는 길은 절대 만만한 코스가 아니다. 프랑스 남부 국경에서 시작해 피레네 산맥을 넘어 스페인 북부지방을 가로지르는 800km의 여정이다. 한 달을 꼬박 걸어야 하는 대장정의 길이다. 고행도 이런 고행이 없다. 그런데도 매년 전 세계 600만명의 사람들이 산티아고 순례길을 걷는다. 왜일까?
소설 [연금술사]로 유명한 파울로 코엘료, 그는 젊은 시절 작곡가, 록스타, 저널리스트, 배우, 극작가, TV 프로듀서, 회사 중역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일했다. 그러다 38세가 되던 해 잘 다니던 음반회사를 박차고 나와 산티아고 순례길을 걸었다. 그리고 그 길의 끝에서 작가로서의 삶을 시작했다. 1987년 산티아고 수례의 경험을 소재로 한 소설 [순례자]로 데뷔했다.
인생을 살다보면 그런 순간이 온다. 길이 안보이고 답답할 때, 모든 것을 다 버리고 홀연히 떠나고 싶을 때, 새로운 인생을 시작하고 싶을 때, 그럴 때 길은 때로 인생의 전환점이 되어준다. 파울로 코엘료가 그랬던 것처럼 길 위에서의 경험이 지금까지와는 다른 인생의 이정표를 안겨주는 것이다.
어디 길 뿐일까. 누군가는 네팔이나 티베트에서 트레킹을 하며 새로운 열정을 얻고, 또 누군가는 사하라나 타클라마칸 사막에서 마라톤을 뛰면 인생의 의미를 되찾을지 모른다. 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