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세 시대'가 눈앞에 다가오고 있습니다. '건강'과 '재무적 독립'을 갖추고 '자신의 일'이 있는 이에게는 '축복'이지만, 그렇지 못하다면 '재앙'일 수 있는 그런 시대입니다.
행복한 제2의 인생을 준비하는데 있어서 요즘 사람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이 '치매'입니다. 몇해전 외국책을 보다가 치매에 걸려 점차 기억을 잃어가는 사람이 괴로워하며 쓴 메모 내용을 보고 놀랐던 기억이 납니다. 얼마전에는 EBS 방송이 치매 관련 특집을 하면서 치매에 걸린 분들의 일상을 보여준 적도 있지요. 저자의 표현대로 치매야말로 지독하고 잔인하며 비참한 질병이라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대뇌생리학을 전공한 치매 전문의사인 마쓰바라 에이타 박사. 그는 '치매의 싹'이라는 개념을 이야기합니다.
"치매가 발병하기 약 20여 년 전, 치매의 싹은 뇌 속 대뇌피질 연합영역에 '노인성 반점'의 형태로 돋아난다. 노인성 반점이란 '베타 아밀로이드'라는 특수한 단백질이다. 좀더 알기 쉽게 설명하면, 나이가 들어 피부에 찾아오는 달갑지 않은 손님인 검버섯 같은 것인데, 심지어 그 모양마저 매우 비슷하다. 즉 치매의 싹은 '뇌에 생긴 검버섯'이라고 생각해도 좋을 것이다. 예를 들어, 누군가 60세에 치매 증상이 나타났다면 그 사람은 20년 전인 40세 전후로 이미 치매의 싹이 트기 시작했다고 할 수 있다."(43P)
그리고 마쓰바라 박사는 표본조사에서 건강하고 정상적인 40~50대 가운데 무려 80%에서 이미 치매의 싹이 발견되었다는 말을 합니다. 그는 치매의 싹이 성장하는 과정도 설명합니다. 치매의 싹은 20년이라는 긴 시간에 걸쳐 아주 천천히 자라난다고 합니다.
"이 20년의 시간은 크게 전반 15년과 후반 5년으로 구분할 수 있다. 싹이 돋고 처음 15년 동안은 자각할 수 있는 치매 증상이 전혀 없다... 결국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의 머리에 치매의 싹이 돋아난 줄도 모른 채 15년을 그냥 흘려보내기 쉬운 것이다. 하지만 피부로 체감하는 증상은 거의 없을지 몰라도 그동안 뇌 안에서 일어나는 변화는 꽤나 격렬하다... 반점이라고 우습게 봐서는 곤란하다. 이 노인성 반점은 자라면서 뇌의 신경세포를 무참히 파괴하며 뇌의 기능을 점차 위축시킨다."(45p)
저자는 그래서 치매의 싹이 돋기 시작하는 연령대인 40~50대가 매우 중요한 시기라고 강조합니다. 그 시기에 어떻게 주의하고 생활하는가에 따라 '치매의 싹'을 크게 키울 것인지 아니면 더 이상 자라지 못하도록 싹을 말려버릴 것인지가 결정된다는 얘깁니다. 그리고 건강하고 비옥한 뇌를 만드는 방법, 뇌에 산소를 공급해주는 방법, 뇌를 자극하고 계속 사용하는 방법, 치매를 부르는 생활습관병을 잡는 방법 등을 조언합니다.
"잘 걷기만 해도 치매는 막을 수 있다. 평소 적당하게 근육을 쓰면 치매의 싹을 뿌리 뽑을 수 있다. 자세가 무너지면 뇌도 함께 무너진다. 근면함과 성실함이 치매를 이긴다. 당연한 일상을 감사하고 자극적인 일상으로 만들어라. 치매에 걸리고 싶다면 게을러져라. 뇌의 기억력도 먹어야 유지된다. 한 끼에 최소 한 가지는 질긴 음식을 먹어라..."
마쓰바라 박사의 조언 중에 눈에 띄는, 평소에 생각만 조금 바꾸면 쉽게 실천할 수 있는 방법들입니다. 행복한 제2의 인생을 위해서는 지금부터 노후에 할 '나의 일'을 만들고 재무적인 독립을 준비하면서 동시에 뇌 건강에도 신경을 써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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