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념적 혁신가(conceptual innovator)와 실험적/경험적 혁신가(experimental innovator). 무언가를 이룬 이들은 이렇게 두가지로 나누어집니다.
그의 '정점'이 언제인가에 따라, 전자는 젊은 시절에, 후자는 나이가 든 후에 자신의 '전성기'를 맞이합니다. 예술적인 창의력에 대한 데이비드 갤런슨 시카고대 교수의 분석입니다.
개념적 혁신가는 수학, 물리학, 시문학 등 참신한 접근법이 요구되는 분야에서 많이 나옵니다. 그들의 창의력은 젊은 나이에 정점을 이루지요.
반면에 경험적/실험적 혁신가는 소설, 역사, 생물학 등 오랜 세월 동안 꾸준한 축적이 필요한 분야에서 주로 나옵니다. 그들의 창의력은 나이가 들어서 정점을 이룹니다. 갤런슨은 경험적 혁신가의 전형으로 폴 세잔을 꼽았습니다. 세잔의 생산성은 67세에 정점을 맞이했으며, 67세 이후에 그린 그림의 가격이 미술품 경매시장에서 가장 높다고 합니다. 세잔은 "내가 과연 그토록 절실히, 그리고 오래도록 추구해온 목표에 도달할 수 있을까?"라고 끊임없이 자문했던 화가였다고 하지요.
그런데 갤런슨은 능력이 정점에 이르는 시기는 활동분야가 아니라 과학자나 예술가가 추구하는 혁신이 어떤 유형이냐에 따라 결정된다고 말합니다. 수학,물리학이냐 아니면 역사나 소설문학이냐 같은 '활동분야'도 영향을 미치긴 하겠지만, 근본적으로는 그가 추구하는 '혁신의 내용'이 어떤 것이냐가 더 중요하다는 얘깁니다.
생각만큼 성과가 빨리 나오지 않아 불안하십니까. 자신이 조금 늦다 생각되어도 초조해할 필요는 없습니다. '참신함'의 피카소도 있지만, 67세에 정점을 맞이했던 '꾸준함'의 세잔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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