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회사에 가면 개발을 못해요." 명문대 컴퓨터공학과를 나온 황모씨(26)의 말이다. 재학 중 창업한 회사에서는 기술개발을 책임졌고, 병역특례로 국내 유명 게임업체에서 2년간 SW(소프트웨어) 프로그래머로 일하기도 했다. 온라인용 텍스트게임을 직접 코드를 짜서 만들 정도였지만 그는 졸업 후 그는 증권사에 입사했다.
또 다른 컴퓨터공학과 졸업생 이모씨(28)도 전공과 상관없는 대기업 영업팀에서 일하고 있다. 이씨는 "다들 경력을 살리고 싶어한다"면서도 "나 때만해도 의대 포기하고 컴퓨터가 좋아서 사람들이 많을 때였는데 정작 취업할 때 되니까 개발자로 10년 뒤, 20년 뒤 내 모습이 안 그려졌다"고 털어놨다.
황씨나 이씨처럼 컴퓨터공학을 전공하고도 IT업체가 아닌 금융업이나 제조업 등의 문을 두드리는 이가 적지 않다고 했다. 대기업 계열 IT회사에 들어가면 프로그램 유지보수에만 투입되거나 조금만 경력이 쌓여도 매니저 역할을 떠맡아 현장을 떠나야 한다는 얘기에 선뜻 발을 들여놓기 어렵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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