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라드 추제의 자화상: 추제는 어릴 때부터 미술에 상당한 소질을 보여 이후 생계를 위해 직접 그림을 그려 파는 직업 화가로 일하기도 함]
독일의 건설 엔지니어였던 콘라드 주세(Konrad Zuse)가 세계 최초로 예/아니오 원리에 의해 작동하는 이진(binary) 디지털 컴퓨터, Z1을 개발함. 1941년 완성된 후속작, Z3는 프로그래밍에 의해 작동하는, 부동 소수점까지 계산하는 세계 최초의 전기 디지털 컴퓨터였음.
주세의 Z3는 1946년 폰 노이먼(John von Neumann)이 정의한 현대 컴퓨터의 모습을 대부분 갖춘 컴퓨터였습니다. 부동 소수점 계산을 위한 계산장치, 기계의 작동을 관리하는 컨트롤 장치, 계산 과정과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는 메모리, 그리고 입력장치 및 출력장치를 탑재한 Z3는 오늘날 현대 디지털 컴퓨터의 '출발점'으로 인정 받고 있습니다. 특히 주세는 0과 1의 조합으로 컴퓨터의 메모리에 '프로그램(program)'을 내장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냅니다. 이는 폰 노이먼 아키텍처보다 10년 가까이 앞선 저장 프로그램(stored-program) 개념이었습니다. 주세는 또한 최초의 산술적 프로그래밍 언어인 "플란칼퀼(Plankalkul)"을 작성해 세계 최초의 컴퓨터 체스 게임을 만들기도 했습니다.
주세는 2차 대전 기간 동안 독일 나치 정부의 지원을 받아 Z3를 완성하려고 했으나 거절 당합니다. 그는 전쟁의 어려운 여건 하에서도 결국 Z3와 Z4까지 완성하지만, 전쟁의 포화 속에 Z4를 제외한 나머지 컴퓨터들은 모두 파괴되고 맙니다. (About.com, The History of Computers and Inventors of the Computer A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