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의 진화생물학자인 요세프 라이히홀프.
그는 인간의 진화과정을 연구한 결과, 지구상의 모든 동물 중 유일하게 인간만이 아무런 직접적인 보상도 없이 오직 '승리를 위한 승리'를 원한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이런 인간의 승부욕이 가장 잘 나타난 것이 스포츠 중에서도 '달리기 시합'이라고 설명합니다.
라이히홀프의 말 처럼, 한가로움은 인간에게는 자연스러운 일이 아닐지도 모릅니다.
평소에는 "한가하게 푹 쉬고 싶다"는 말을 하지만, 막상 해야할 일이 없어지면 바로 불안해지고, 나를 필요로 하는 일이 생기기를 바라게 됩니다.
문제는 경제불황이나 산업구조의 변화로 일자리가 과거에 비해 불안정해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더구나 의료수준의 향상으로 평균 수명도 부쩍 높아졌습니다.
일에 대한, 노동에 대한 계획이 필요한 시대입니다.
나이가 들어갈 수록, 일에 대한 댓가로 받는 수입은 줄어들 겁니다.
나중에는 무급 자원봉사 일 밖에 남지 않을지도 모르지요.
독일에서는 8200만명 중 2200만명이, 즉 4명 중 1명이 공식적인 명예직으로 활동하고 있다고 합니다.
경제적인 의미 만으로는 도저히 값을 매길 수 없는, 인간이 느끼는 신성한 일의 의미, 노동의 의미가 있다는 얘기겠지요.
얼마 있으면 그리스 아테네 올림픽에서 이봉주 선수가 마라톤 시합에 나서겠군요.
지금이야 마라톤을 잘하면 부와 명예가 모두 따르지만, 어쨋거나 마라톤은 진화론적으로 '승리만을 위한 승리'를 원하는 인간을 가장 잘 표현하는 것이라고 한 진화생물학자가 말한 바로 그 것입니다.
먼 길을 달리고 또 달리는 선수들을 TV를 통해 보면서, 우리가 평생 즐거운 마음으로 일할 수 있는 그런 일들을 하나 하나 생각해보고 계획해보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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