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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경영 경영일반 일반글
5분 먼저 가려다 50년 먼저 간다
입력 2004-09-16 오전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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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위성 위치 확인 시스템(GPS)을 택시들이 달고 다녀 무인 카메라의 과속 단속이 잘 안 되고 있다는 뉴스가 나왔다. 택시를 타면 쉽게 볼 수 있는 기기인데, 단속 카메라가 있다고 미리 수 백 미터 전에서 알려준다.

차량에 달고 다니는 GPS는 단속과 과태료를 피해 수 십 만원 정도의 비용은 지불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 말 그대로 불티나게 팔렸다. 그러지 않아도 빨리 달리던 서울의 택시들이 더 빨리 달리게 된 것이다.

사실 한국의 택시들만 과속을 하는 것은 아니다. 법규를 잘 지킬 것 같은 미국도 우리와 비슷하다. 실제로 미국의 도로에서는 거의 모든 차들이 규정 속도보다 빠르게 달린다. 예전 서부 개척 시대에 미국인의 조상들이 말을 달리던 모습을 연상시킨다.

그래서 전 부통령이었던 앨 고어가 제한 속도보다 30km정도 빨리 달리다 벌금 17만 원을 물게 되었다는 최근 뉴스도 특별해 보이진 않는다. 영국의 한 할아버지는 자신의 집 옆길에서 과속을 하는 차들 때문에 헤어 드라이어를 들고 나갔다고 한다. 단속 카메라로 착각을 한 차들의 속도가 확연히 줄었다고 하니, 신사의 나라라고 하는 영국 사람들도 별 수 없는 것 같다.

생각해 보면 과속에 대한 욕구는 전 인류의 공통된 것이 아닌가 싶다. 어느 나라에서도 저속이 문제된 적은 없다. 늘 과속이 문제다. 그리고 과속은 사고를 일으킨다. 사회적으로 막대한 비용이 발생하게 된다. 지나친 속도는 위험하다는 수식어가 늘 붙음에도 우리 주변에서 과속은 계속되고 있다.

이러한 문제는 교통에 한정된 것은 아닌 듯 하다. 사람들은 무엇이든지 빨리 하고, 앞서 나가고 싶어한다. 엄청난 속도로 출세하는 사람을 부러워하고, 앞서 나가는 사람을 부러워한다. 좋은 배경의 배우자를 만나 결혼하는 것을 부러워하기도 한다. 물론 모든 사람이 그런 것은 아니지만, 이러한 모습들이 여기저기서 눈에 띄는 것은 사실이다.

몇 가지 예를 들어 보자. 요즘 들어 유명 연예인들의 병역 비리가 문제가 되고 있다. 그러한 연예인들의 삐뚤어진 모습들을 보며, 사람들은 이해가 안 된다고 한다.
‘그냥 2년 정도 군대 갔다 오면 안 되나?’
‘군대 갔다 와도 바로 TV에 잘만 나오던데.’

그러나 병역을 기피하는 연예인들의 마음은 대중의 마음과는 다른 것 같다. 한참 활동하는 중에 더 많은 돈을 벌고 싶고, 더 많은 작품에 나오고 싶어 한다. 사회에서 용인된 속도로 한걸음씩 나아가는 것은 과속을 하고 싶어하는 사람에게는 답답해 보일 뿐이다. 조금 더 지켜 봐야겠지만, 결국 과속의 끝은 좋지 않아 보인다.

위와 같은 이야기는 정치인들에게도 해당된다. 대권의 유력한 주자라고 일찌감치 부각된 정치인들을 떠 올려 보라. 누가 봐도 부러워할 만한 위세를 대통령 선거 전까지 누린다. 그리고 그 후의 스토리는 없다. 워낙 빨리 달려온 정치인에게는 수많은 적들이 생긴다. 온갖 모함이 따른다. 유권자들도 싫증 내기 쉽다. 과속의 결과는 정치인들에게도 감당하기 어려운 것이다. 10년 내 유력 대권 후보라고 했던 정치인들을 떠올려 보면 이해가 빠를 것이다.

한 비즈니스 미팅에서 R사장은 성격이 참 급한 분을 만났다고 한다.
“처음 뵙겠습니다. 반갑습니다.”
“참 인상 좋으시네요. 그럼 바로 비즈니스 이야기를 해 보죠.”
“아, 네…”
“제가 준비하고 있는 비즈니스는 이러 이러한 것입니다. 어떠세요? 좋으시죠? 그럼 같이 일을 하는 것으로 하시죠.”

R사장은 이야기를 듣는 내내 머리가 어지러웠다고 했다. 마치 과속하고 있는 차를 타고 있는 느낌이었으리라. 그리고 그 상대방과는 일을 하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모든 일에는 순서가 있는 것이다. 무조건 빨리 하는 것은 답이 아니라는 이야기다.

세상은 우리가 느끼고 있는 것보다 훨씬 빨리 변하고 있다. 그렇다고 원칙이 바뀌진 않는다. 모든 것은 순리대로 진행되는 것이다. 어떤 경우에도 과속은 좋은 결과를 가져 오지 않는다. 차곡차곡 밟아 올라간 것과 탄탄함이나 치밀함에서 비교도 되지 않는다.

나보다 앞서 가는 차들을 보고 마음이 급해졌는가? 목적지가 꽤 멀다고 느껴져 과속의 유혹이 생겼는가? 마음을 편하게 가지고, 생각을 해 보자. 비록 내가 조금 늦게 가지만, 나에겐 여유가 있다. 단속의 걱정도 없고, 주위 사람들의 따가운 시선도 없다. 마음이 편해지지 않는가? 언제건 과속은 금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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