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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이 따뜻한 사람
입력 2004-06-30 오전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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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의 손길이 스치면 병자는 지병을 털고 일어났다고 한다. 그게 가능한 일일까?

나는 이런 일이 가능하다고 믿는다. 병원의 경우를 생각해보자. 불치병에 걸린 사람이 병원에 갔는데 어떤 인자한 의사가 와서 ‘걱정하지 마라, 곧 나을 것이다’라고 하면서 큰 믿음을 주면 그 환자는 힘을 얻고 병을 이길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일테면 아주 험악한 인상의 의사가 와서 ‘당신은 곧 죽을 테니 유언이나 준비하라’고 한다면 어떻게 될까? 더 빨리 죽을 지도 모른다. 같은 환자라도 어떤 마음을 갖는냐에 따라 치료의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

군대에서 군의관들은 머리가 아파 오는 병사들에게 두통약이라고 하면서 소화제를 주기도 한다고 했다. 믿거나 말거나...그러나 그걸 먹은 병사는 두통이 낫는다고도 한다. 이런 걸 Placebo효과라고 한다. 즉 심리적효과를 노리는 위약(僞藥)인 것이다. 가톨릭에서는 죽은 사람을 위한 저녁기도를 플라시보라고 한다. 마음의 위안을 주는 의미리라.

나는 우리 인간의 몸은 정신이 지배한다는 것을 이야기하고 싶은 것이다. 다시 말해 육체를 빌어 정신을 표현할 수 있다는 것이다.

    가슴이 따뜻한 사람과 만나고 싶다

이런 광고 카피도 있었고 문학에서도 가슴이 따뜻한 사람이라는 표현이 자주 나온다. 사람의 체온이 있으니 누구나 가슴이 따스하겠지만 이 말은 육체적 온도가 아닌 마음의 온도를 의미하는 것이라서 보는 이로 하여금 누군가를 생각하고 흐뭇한 미소를 지을 수 있도록 한다.

사람의 몸 한 부분을 빗대어 감정을 표현하는 워딩기술은 상당히 매력적인 것이 된다. 예를 들어 [가슴이 따뜻한 남자]라고 하면 어떤 남자가 떠오를까? 또 [가슴이 따뜻한 여자]라고 하면 어떤 이미지를 주는가? 좋은 사장이라고 하는 것보다 [가슴이 따뜻한 사장]이라고 하면 더욱 멋진 표현이 된다.

물론 가슴만 해당되는 것은 아니다. 우리 몸의 어떤 부분이든 그걸 들고 나와 온기를 불어 넣어 보라. 육체를 빌어 정신세계를 다양하게 표현해 보라.

    잡아주는 손이 따스한 남자-
    오후가 되면 눈빛이 따뜻해지는 여자-
    속삭이는 목소리가 따스한 그 분-

이런 워딩으로 사람을 표현하면 조금은 다른 글맛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최카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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