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일명 : 취미활동
21세기라는 미래사회를 맞이하면서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 두 가지 있다. 그 하나는 종이문제이며, 다른 하나는 노인문제이다.
먼저 종이문제에 있어서 처음 컴퓨터가 발달하면서 종이가 조만간 없어질 것으로 예상하였다. 그러나 종이는 오히려 증가하고 있다. 이는 컴퓨터가 종이를 대체하는 측면보다는 정보의 접근과 생산을 누구나 쉽게 만들 수 있도록 함으로써 오히려 인간의 지식과 정보의 생산욕구를 자극하는 단초를 제공하였다.
그리고 컴퓨터는 정보창조의 도구와 정보교류의 도구로 활용되었으며, 이는 종이를 줄어들게 만들기는커녕 오히려 늘어나게 만들었다. 컴퓨터가 지식과 정보의 창조를 보다 용이하게 만들어 줄 것이라는 사실을 간과한 것이다.
이제 인간들은 하나의 정보를 토대로 더욱 많은 정보를 창조해 내는 실질적인 지식정보화 사회를 만들어 가고 있다. 이대로라면 종이를 줄이는 다른 획기적인 전기가 제공되기 전까지는 종이를 줄인다는 것은 불가능하게 보인다.
그리고 노인문제 있어서 19세기가 여성을 발견한 시대였다면 20세기는 어린이를 발견한 시대였고 21세기 미래사회는 노인을 발견한 시대가 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그리고 이제까지의 노인은 뒷전에서 훈수나 뜨며 살아가는 사람으로 인식되었다.
그러나 저 출산 고령화로 인구가 줄고, 평균수명이 늘어나면서 노인이 소비적 인생을 즐기기에는 본인뿐만 아니라 주변인에게도 부담이 너무 커며, 또한 남아있는 인생길이 너무 길다는 것이다.
이제 노인을 흡수할 수 있는 스펀지와 같은 완충제의 역할을 해 줄 수 있는 곳이 점차 사라지고 있다. 가정에서, 사회에서도, 국가에서도 감당하기에는 너무 벅차다는 것이다.
옛날에는 대가족제였다. 그러므로 가정에서 노인이 차지하는 경제적인 비중이 낮았으며, 인간적인 측면에서는 생산적인 측면도 있었다. 그러므로 노인이 별문제가 되지 않았다. 그러나 지금의 가정은 핵가족이기 때문에 생산력이 있는 한사람이 생산력이 없는 다른 한사람을 감당하기에는 벅찬 환경이 되었다. 지금의 가정은 60년대 초 북한이 말하던 전 가족의 간부화가 되지 않으면 함께하기 힘든 사회가 되었다.
이제 앞으로의 미래사회에서 가정 내 간부의 일원으로 가정의 주역이 되어 살아갈 노인이 되지 않으면 안 되며, 그러한 노인으로 성숙하기 위해 현시점의 우리들은 어떠한 준비를 해야 할 것인가?
이제 삶의 질이 담보되지 않는 장수(長壽)는 본인 뿐만 아니라 주변인에게 오히려 위협적인 존재로 다가오고 있다. 그러므로 삶의 질이 담보된 노인이 되도록 평소에 노력을 기우려야 한다.
일전 인생이라는 여로(旅路)에서 갖추어야 할 필요조건으로 건강한 육체와 즐거운 일거리 및 올바른 가치관을 꼽아보았다.
건강한 육체가 담보되지 않는 인생길은 본인뿐만 아니라 주변인을 황당하게 만들기 때문에 평소에 신체의 불균형이 초래되지 않도록 자신의 육체를 잘 관찰하고 적절한 음식관리와 운동을 해야 한다. 특히 담배는 끊어야 하며, 술은 적당히 마셔야 한다. 담배는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을 주기 때문에 니코틴의 유해와 스트레스의 감소가 서로 상쇄되어 오히려 건강에 도움이 된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이런 사람을 우리는 어리석다고 말한다. 그 정도의 지혜가 있다면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방법이나 연구하지 그 좋은 머리로 겨우 변명거리나 찾는데 활용하고 있다니 참으로 어리석다고 말하는 것이다.
무엇을 어리석다고 말하는가? 어리석을 치(痴)자는 병질 엄(疒)에 지식 지(知)자로 구성되어 있다. 즉 자신이 배운 대로 행하지 않는 것을 어리석다고 말한다. 총론은 찬성하는데 각론에 대해 반대한다면 이를 어리석다고 말한다. 또한 담배는 해롭다고 말하면서 담배를 피운다면 이는 어리석은 짓이다.
노인은 인간적인 모범을 보여야 한다.
노인이 간부화가 되기 위해서는 우선 어리석은 짓을 하지 않아야 할 것이다. 배운 대로 행하는 모범적인 생활을 할 때 가정과 사회와 국가로부터 인정받고 존경받으면서 필요한 인물이 된다. 간부화가 된 노인은 인간적인 모범을 보일 수 있게 된다.
그리고 일을 즐길 줄 알아야 한다.
知之者不如好之者, 好之者不如樂之者.
그 일에 대해 많이 알게 되면 양적인 많은 실적을 올릴 수 있다.
또한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하게 되면 열정적으로 일할 수 있다.
그러나 자신의 체질에 맞는 일을 하게 되면 그 일을 즐길 수 있다.
즐긴다는 것은 지치지 않는다는 의미이며, 또한 새로운 창조의 원동력이 된다는 의미이다. 지성(지식)을 기반으로 하는 일은 양적으로 많은 실적을 낼 수는 있지만 지치기가 싶다. 그러나 감성(영적인 일)을 기반으로 하는 일은 질적으로 깊이가 있으므로 지치지 않으며, 영혼과의 교감을 통해 항상 새로운 것을 창조해 낸다.
그러므로 우리의 인생길에는 두 가지의 일을 하는 것이 좋다. 하나는 젊었을 때 하는 지식(좌뇌활동)을 기반으로 양적인 실적을 올리는 일미며, 다른 하나는 노인이 되어서도 할 수 있는 감성을 기반으로 하는 지식 자체를 생산해 내는 일이다. 그런데 감성을 기반으로 하는 지식 자체를 생산하는 일은 젊은 시절에 꾸준히 준비해 두지 않으면 할 수 없는 일이다. 우리는 그것을 취미라고 말한다.
전문가의 수준을 넘나드는 취미를 젊었을 때부터 준비하여 제2의 직업을 가짐으로써 노인이 된 후에도 생산활동을 잃지 않는 삶을 살게 되며, 이는 생산적인 노인이 되어 가정과 사회와 국가에 오히려 도움이 되는 인물로 남게 만든다.
또한 노인은 문화의 전도자가 되어야 한다.
溫故而知新
(옛 것의 반추를 통해 새로운 것을 창조해 낸다.)
노인은 생활을 통해 후손에게 우리의 문화를 전도하는 중간자가 되어야 한다. 우리의 조상들은 세상의 이치를 생활로서 승화시켰다. 그런데 지금의 우리들의 학교교육은 어떠한가?
옛날 우리들은 하늘 천 따지 검을 현 누를 황이라며 공부를 하였다. 그러나 지금은 바둑아 바둑아 라고 말하며, I am a boy라고 말하고 자란다. 옛날 조상들은 우리에게 우주와 자연의 이치를 가르치려 하였다. 그러나 지금은 이치와 원리에는 관심이 없고 단어 자체를 가르치는데 온 힘을 쏟고 있다. 본질은 외면한 채 기교에만 정신을 팔고 있고 있는 것이다.
이제 노인은 후손들에게 생활을 통해 우주의 이치와 자연의 형상을 가르쳐야 한다. 이러한 실력(지식)은 젊은 시절부터 행하는 감성(우뇌활동)을 기반으로 하는 취미활동을 통해 길러진다.
노년을 대비한 제2의 직업을 가집시다.
전문가를 놀라게 할 영혼이 있는 취미를 가집시다. 어느 대학교수는 난초 키우기에 취미를 가져 부수입이 월 4백만 원 정도이다. 이분은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으며, 또한 책도 여러권 출판했다. 또 어느 가정주부는 집안의 우환을 돌파하기 위해 돌을 모으는 수석을 취미로 가지게 되었으며 지금은 돌을 가공하는데도 일가견이 있게 되었다.
또한 어떤 이는 등산을 즐기다가 약초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 약초채집 및 가공에 대한 취미를 갖게 되었고 지금은 주말마다 가족과 함께 산에서 취미생활을 즐기고 있다. 그리고 시와 그림그리기. 한자지도사, CM송 작곡가, 책쓰기 지도자 등 자신의 지적(知的)인 직업 이외에 영적으로 승화시킬 수 있는 다양한 취미를 가진 사람들이 주변에 너무나 많다.
자칫 지치기 쉬운 우리들에게 취미는 좋은 활력의 동인(動因)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