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원장의 No!코 일기(코질환 No!) : (2)양방치료와 한방치료의 차이?
날씨가 화창한 여름날 오후, 여기는 어느 번화가에 있는 한의원이다.
차도와 가깝지만 7층에 있어 다행히 러시아워나 주말을 제외하고는 교통소음의 영향이 제한적이다 - 가끔 건너편 백화점에서 길거리이벤트라도 하는 날에는 창가와 인접한 진료실을 통해 마이크소리가 유입되어 짜증이 나기도 하지만 말이다.
점심시간이 끝나지 않았지만 20분전부터 소파에 앉아 기다리고 있는 모자로 보이는 두 사람이 눈에 띈다.
어머니처럼 보이는 사람은 대기실 소파좌측에 걸터앉아 여성잡지를 읽고 있으며
아들 같아 보이는 초등학생 또래의 아이는 소파우측에 기대어 앉아 TV의 만화체널을 시청하고 있다.
Jo원장은 원장실에서 양치질을 마치고는 접수실에 컴으로 지금 진료를 보겠다고 메시지를 보냈다. 점심시간이 아직 30분정도 남았지만 처음 내원이라 진료시간을 잘 몰라 어중간한 시간에 와버렸다고 어머니 같아 보이는 사람이 설문지를 작성하면서 K실장에게 호소했고, 그녀는 바로 이 사실을 식사중인 Jo원장에게 보고했다. 어차피 그의 성격상 환자가 대기하고 있으면 편히 쉬지도 못하므로 그냥 진찰하겠다고 결정한 것이다.
“똑똑”
L코디의 안내로 두 사람이 진료실로 들어와 Jo원장과 마주앉았다.
“안녕하세요.”
Jo원장은 가볍게 인사를 하고는 설문지를 검토하며 이것저것 물어본다.
“코가 불편한지 벌써 4년이나 되었네요.”
환자는 8세의 약간 마른편의 남자아이로 어머니와 함께 내원한 것이었다.
“네 4살부터 코가 안 좋아 소아과, 이비인후과 많이 다녔어요, 이제는 지칩니다.”
“양방치료의 결과가 불만족스러웠다면 한방치료가 좋은 대안이 될 겁니다.”
Jo원장과 어머니는 아이의 병력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고 이윽고 Jo원장이 환자를 직접 진찰하려 준비한다.
사실 아이는 원장실에 들어올 때부터 계속 경계를 하듯 눈빛부터가 달랐다.
혹시나 “주사”같은 통증이 수반되는 치료나 진찰을 할까봐 전전긍긍하는 모습이 확연했다.
이런 경우를 많이 접해본 Jo원장이라 평소대로 살살 달래가며 진료를 진행한다.
“우선 손 좀 잡아볼까요? 선생님하고 악수한번 해보자”
악수를 하면서 자연스레 아이의 맥을 짚어본다. 아이가 원장의 손을 뿌리치지 않는다.
<다행이군, 치료진행이 수월하겠어.> Jo원장은 속으로 생각했다.
이어 “복진”같은 기타진찰도 하나하나 모두 가볍게 조심해서 진행했다.
Jo원장이 진찰하는 내내 아이는 경계를 늦추질 않았다.
진찰이 끝나고 Jo원장은 환자보호자에게 병명과 예상치료기간 및 예후를 자세히 설명해줬다.
어머니는 Jo원장의 눈을 쳐다보면서 이야기를 모두 집중해서 들었다. 그리고 치료에 들어가기 전 한가지를 물었다.
“근데 선생님 한방 코치료와 양방 코치료가 어떻게 다르죠?”
Jo원장이 웃으며 대답했다.
“양방은 질병중심의 치료를 하고 한방은 인체중심의 치료를 합니다. 각기 장단점이 다른데, 질병중심으로 치료하면 효과가 신속하고 강력합니다. 하지만 병이란 결국 인체의 이상에서 생기는 것이므로 치료 후에도 질병을 만들어내는 인체의 이상은 그대로인지라 단기간 내에 병이 재발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반대로 치료가 인체중심이라면 인체를 바로잡아 스스로 병을 이겨내도록 돕기 때문에 치료시간이 오래 걸리고 덩달아 치료비용도 높아집니다. 아울러 병이 너무 강력해서 인체가 감당을 못할 정도라면 해결책이 없습니다. 비유하자면 양방은 용병과 같은 역할을 하고 한방은 자국방위군을 증강하고 훈련시키는 방법에 해당됩니다.”
Jo원장의 이야기는 계속 이어진다.
“이런 한양방의 장점만 취할 수 있다면 이상적인 치료법이 탄생할 수 있는데 실제로 삼사십년 전부터 미국의 여러 의과대학에서 ((통합의학))이라고 해서 이런 시도가 계속 연구개발 되고 있습니다. 한국에서도 양,한방을 막론하고 저희를 포함한 여러 의료기관에서 그들의 이론과 결과를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아............죄송합니다. 이야기가 삼천포로 빠졌네요. 아드님께서 4년간 양방에서 치료를 계속 받았지만 호전악화가 반복되는 등 결과가 별로였다면 이제는 생각을 바꿔 다른 치료방안(한방치료)을 선택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됩니다. 어쩌면 현재 아드님에게 필요한 건 외부의 도움이 아니라 스스로 이겨내는 힘입니다.”
어머니가 다시 고개를 끄덕였다. 수긍을 했다는 동시에 치료를 받아보겠다는 의지의 표출로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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