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 한마리가 물속에 웅크리고 있었다.
사람들은 곰과 친구가 되고 싶어 저마다 말을 걸었다.
어떤 이는 자신의 엄청난 부에 관해
어떤 이는 훌륭한 저택에 관해
어떤 이는 아름다웠던 사랑과 추억에 관해 얘기햇다.
하지만 곰은 절대로 돌아보는 법이 없었다.
그렇게 어떤 말에도 반응을 보이지 않던 곰이
어느 날 갑자기 귀가 솔깃해서 고개를 돌렸다.
곰의 마음을 움직인 소리는 지나가는 트럭에 달린 확성기에서 흘러나오고 있었다.
"생선이 있어요~ 왔어요! 싱싱하고 맛 좋은, 생선이~ 왔어요~!"
"자기 말만 하면 누구도 돌아보지 않는답니다",
박민정 님 << 화요일의 동물원>>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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