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는 모두 출구 전략 구사와 관련한 고민중이다. 그러나 사정은 조금씩 달라 금리를 이미 인상한 곳도 있고, 곧 인상할 것으로 예상되는 곳도 있다. 그러나 경기가 다시 하강에 빠질 우려도 아직 배제할 수 없기 때문에 금리를 인상했다고 하더라도 광범위한 통화 완화 기조에 대한 종료 선언은 아직 없다.
'출구` 앞에선 글로벌 경제 `전략` 고심중' 중에서 (이데일리, 2009.9.11)
세계경제가 예상보다 빨리 회복되는 모습을 보이면서 각국 정부와 중앙은행들이 '출구전략' 시행의 시점에 대해 고민하고 있습니다. 경제의 붕괴를 막기 위해 취했던 '비상조치'를 언제 해제할 것인가에 대한 고심이지요. 타이밍을 놓쳤다가는 인플레이션 등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10일 몇 나라가 금리를 결정했습니다. 한국, 영국, 뉴질랜드, 페루 등이 저금리 기조를 그대로 유지했지요. 하지만 출구전략에 대한 고민은 우리도 예외는 아닙니다.
일단 정부와 정치권은 '시기상조'라는 것이 공식적인 반응입니다.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달말 청와대에서 열린 국가경쟁력강화회의에서 “아직 출구전략은 이르다고 본다. 내년 상반기에나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 진동수 금융위원회 위원장도 마찬가지의 말을 했습니다. 우리 경제가 아직 안심할 수 있는 단계가 아니기 때문에 지금의 확장적 재정·금리 정책을 더 가져가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한국은행은 생각이 조금 다른 듯합니다. 이성태 한은 총재가 10일 “기준금리를 올리더라도 여전히 금융완화 상태로 판단할 수 있다”며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했기 때문입니다. 그는 "강력한 금융완화 정책 기조의 폐단이 확산되면 (금융완화 기조를) 재고해 볼 수 있다"고도 말했습니다. 주택담도 대출의 급증에 대한 걱정도 언급했습니다.
경제정책의 방향이 고민스러운 시기에는 대개 정치권/정부와 중앙은행은 입장이 다르게 나타나기 마련입니다. 선거가 가장 중요한 문제인 청와대와 여당으로서는 경제정책을 경기활성화에 맞추려는 유혹이 커집니다. 다가오고 있는 국회의원 재보선과 지방자치단체장 선거는 현 정부여당을 '경기 활성화'쪽으로 기울게 만들기 쉬울 겁니다.
하지만 '인플레이션 파이터'가 자신의 존재의미인 중앙은행은 생각이 다를 수 있습니다. 중앙은행은 선거나 일시적인 인기가 아닌 '대한민국 경제' 자체를 '독립적'으로 생각해야 합니다.
'출구전략' 시행의 시점을 놓고 정부여당과 한국은행이 어떤 선택을 할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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