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정원에
꿈틀거리는 미꾸라지 떼들로 가득하다
이 미꾸라지들은
지난 겨우내 눈과 찬바람을 먹고
초승달 문지른 기러기 날개깃도 삼켰는지
살이 부드럽고 뼈가 무르다
구름 더불어 놀던 물고기들은
밤낮 사랑에 등은 젖고
푸른 바다처럼 불어난
제 새끼들을 구름 밑으로 쏟아내곤 한다
이때 바람은
물고기들을 말갛게 씻기는 비누가 된다
햇빛은 미꾸라지들에게
찬란한 빛깔의 양복을 입혀준다
미꾸라지들은 옥상에 머리 처박고 떨어져
서로 아우성치다가 다시 뛰어내려
겨우 턱걸이로 걸리는 꽃망울
반만 벌린 꽃술 속으로 미끌미끌
정액처럼 흘러든다
왕성한 성욕이다. 봄비는
꿈틀꿈틀 기어가는 미꾸라지
푸르스름한 꽃의 자궁속에
검은 알을 무수히 슬어 놓는다
2009년 겨울호 << 문장 >>신인상 당선작품이다.
심사평으로 비교적 호흡이 긴 시를 끌고 나가는 힘과 미적 장치가 돋보이고 <목련제>의 사유와 상상력은 가히 디오니소스적이다. 차고 넘치는 에너지와 생명의 제전속에 우리는 잃어버린 고대의 신화를 만나게 되며, 그런 성적 욕망으로서의 섹슈얼리티를 꿈꾸게도 된다. "바람=비누"의 은유적 기법과 "비=미꾸라지"(남성성)와 "꽃/물"(여성성)의 이미지와 상징도 돋보인다 합니다.
제가 직장생활할 때 함께했던 분이었는데 여가시간을 활용해 취미생활로 시를 쓰고 지금은 시인으로 등단을 하면서 직장생활을 즐기고 있습니다.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주어진 24시간들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시간을 쫒아가기 바쁜 사람도 있고 자기계발을 하시는분들도 있습니다. 추운겨울도 머지 않아 봄을 기다리는 준비시간인 줄 압니다.
봄에 가장 먼저 피는꽃이 목련꽃이라 합니다. 봄이 기다려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