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체질을 강하게 하는 가장 좋은 약은 무엇보다 ‘시련’이다.
회사 전체의 생존이 위기에 빠지거나 구조조정의 대상이 되었던 경험이 있는 사업들과 언제나 편하게 사업을 운영해 왔던 쪽은 근본적으로 체질이 다른 경우가 많다.
올 여름 엄청난 무더위가 닥치자 내수 불황에도 불구하고 LG 전자의 에어컨 사업부는 연일 잔업과 특근이 반복되고 있다.
그러나, 그들의 대화 속에서 불평과 짜증을 찾아보기는 어렵다.
이들은 주문이 몰려서 몸이 힘든 때가 오히려 가장 행복한 때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불과 10여년 전만 해도 만성적인 적자 사업이었고 위기가 닥치면 구조조정의 대상으로 이름이 거론되던 기억을 조직원 모두가 공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4년째 세계 판매 1위라는 자부심보다 자만하면 하루아침에 망할 수 있다는 인식이 현장 깊숙이 스며들어 있는 것이다.
김창현의 '체질이 강한 기업' 중에서 (LG경제연구원, 2004.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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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련'을 겪어보지 않은 기업은 강인함이 부족하기 쉽습니다.
LG전자의 에어컨 사업부는 '휘센'이라는 브랜드로 돌풍을 일으키며 4년째 세계 판매 1위의 성과를 달성했습니다.
하지만 에어컨 사업부는 이런 최근 몇년 동안의 대단한 성과 뿐만 아니라, 과거 '만성 적자 사업부' 였을 때의 어려움도 깊이 기억하고 있다고 합니다.
"비록 지금은 세계 1위로 잘나가고 있지만, 조금만 방심했다가는 수년전 경험했던 것 처럼 언제 다시 나락으로 떨어질지 모른다."
그들이 과거에 겪었던 '시련'이 그들의 정신, 태도를 이렇게 강인하게 만든 것입니다.
아마도 LG전자 에어컨사업부는 앞으로도 과거의 '구조조정 대상'이었던 때를 잊지 않고, 계속 이런 강인한 조직기풍을 이어나가야만 세계적인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을 겁니다.
그러고 보면, 세계 유수의 기업들은 현재의 성과가 아무리 좋더라도 항상 '위기의식' 속에 일을 하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그렇지 않고서야 치열한 국제경쟁을 이겨낼 수 없을 겁니다.
도요타 자동차도 지나칠 정도로 위기의식이 강하다고 합니다.
도요타어느 인터뷰에서 도요타가 강한 비결을 질문하자
도요타 쇼이치로 명예 회장은 한 인터뷰에서 "도요타가 강한 비결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손 사래를 치며 "제발 도요타가 강하다고 쓰지 말아 달라"고 부탁했다고 합니다.
그렇게 쓰면 사원들이 방심하게 된다는 것이 주요 이유였습니다.
'시련'을 겪어보지 않은 기업은 강인함이 부족하기 쉽습니다.
그리고 '시련'을 겪어보지 않은 사람도 강한 체질을 갖추기 힘듭니다.
좋은 시절에도 과거 '시련'의 경험을 잊지 않고, 긴장감, 위기의식을 늦추지 않는 기업, 그런 개인만이 최고가 될 수 있고, 계속 최고의 자리를 지킬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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