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임워너의 패스파인더, 1994년 1995년도 모습. 당시 급성장하던 인터넷 웹 시장을 선점하고자 야심차게 시작한 콘텐츠 사이트였음. 그러나, 결국 상업화에 실패한 패스파인더는 인터넷 콘텐츠 사업의 고난을 알린 서곡으로 기록됨.]
타임 워너(Time Warner)의 "패스파인더(Pathfinder)" 웹사이트 개설. 거대 미디어 회사로는 가장 먼저 웹사이트를 개설한 타임 워너는 타임(Time), 피플(People), 엔터테인먼트 위클리(Entertainment Weekly), 포춘(Fortune) 등의 타임 소유의 유명 잡지 콘텐츠를 WWW에 '출판'하기 시작함. 타임 워너는 패스파인더라는 통합 브랜드 아래 영화, 음악, 잡지 등 기존의 타임 워너 콘텐츠를 온라인에 제공해 온라인 미디어 시장을 먼저 개척한다는 계획이었음.
그러나 패스파인더는 처음에 의도했던 브랜드 확장에도 기여하지 못하고, 오프라인 매출도 유도하지 못한 채, 매년 1500만 달러의 손실만 안기고 1999년 폐쇄됨. 온라인 콘텐츠 사업의 선구자로서 패스파인더는 웹 페이지 레이아웃, 사용자 환경, 온라인 콘텐츠가 오프라인 콘텐츠에 미치는 영향, 콘텐츠의 수익성, 온라인 미디어 광고 등과 같은 문제에 관심을 불러 일으켰고, 이는 이후 콘텐츠 사업이 해결해야 할 숙제로 남음.
당시 온라인 콘텐츠 시장에 가장 먼저 진출해 시장 선점 효과를 노린다는 계획이었지만 결과는 참패였습니다. 당시 타임 워너가 갖고 있던 인터넷 사업은, "벽으로 둘러싸인 정원(walled garden)"이란 개념으로 압축됩니다. 인터넷에 자신들만의 공간을 만들어 그 공간을 상업적으로 소유하려 들었던 것이죠. 타임 워너는 패스파인더 사이트 내에 광고를 내고, 쇼핑 몰을 소개하고, 오프라인 콘텐츠를 판매했습니다. 이런 '때 이른' 인터넷 상업화 전략은 인터넷 사용자들의 거센 반발을 사기만 했죠.
패스파인더의 가장 큰 문제는 성급한 상업화 시도보다도 초점 없는 사업 전략이었습니다. 패스파인더는 '통합'이라는 대의명분 하에 너무 많은 종류의 콘텐츠를 한 곳에 모아 두었습니다. 콘텐츠 사이트 패스파인더는 구매력이 높은 특정 소비자 층을 파고 들지 못하고, 너무 많은 일반 소비자들을 포용하려 했습니다.
그렇게 너무 많은 콘텐츠를 한곳에 보여주려다 보니 사이트의 초점은 없어지고, 결국 사용자들은 패스파인더 홈페이지를 찾는 대신 패스파인더의 '하위 디렉터리'인 타임, 피플, CNN, 포춘 같은 개별 사이트들을 방문했습니다. 결과적으로 패스파인더는 브랜딩과 매출 어느 것 하나 도움도 주지 못하는 애물단지로 전락하고 말았죠.
이렇게 패스파인더는 인터넷 콘텐츠 사업에 중요한 선례를 남겼고, 이후 생겨난 온라인 콘텐츠 사업체들이 풀어야 할 많은 과제들을 안겨 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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