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변호사 부부였던 로렌스 캔터(Laurence Canter)와 마사 시걸(Martha Siegel)이 미국 이주민들을 위한 사업 아이템을 개발하고 이를 홍보하기 위해 전세계에 무차별적인 대량 광고 e메일을 보냄. 인터넷이 생긴 이래 처음 이런 무차별 대량 광고 e메일을 접한 네티즌들은 격분했고, 캔터와 시걸의 법률 사무소 인터넷 시스템은 네티즌들의 끊이지 않는 항의 e메일로 완전 마비됨.
네티즌들은 반복 배달되는 광고 e메일을 "스팸(spam)," 광고 e메일을 보내는 행위를 "스패밍(spamming)"이라고 부르기 시작했음. 스팸이란 단어는 몬티 파이손(Monty Python)이라는 영국의 유명한 연극단이 공연한 희극 제목에서 유래했음. 아직도 네티즌들 사이에 큰 인기를 끌고 있는 "the SPAM Sketch"라고 불리는 이 희극은 모든 요리가 스팸(SPAM: SPiced hAM: 햄 통조림) 뿐인 어느 식당을 무대로 벌어지는 단막극으로, '스팸'의 지긋지긋함을 적나라하게 표현하고 있음.
스팸이란 단어의 용도는 1980년대 MUD 게임에서 유래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당시 MUD 게임 내에선 사용자들끼리 채팅이 활발했고, 이들 사용자들 사이에서 스팸이라는 은어가 생겨납니다. MUD 사용자들은 채팅 창에 긴 텍스트를 쏟아 넣거나, 엄청나게 많은 데이터를 생성해 컴퓨터를 마비시키는 등의 행위를 "스팸하다(to spam, spamming)"라고 불렀습니다.
이후, 스팸의 이런 뜻이 처음 온라인에 적용된 것은 1993년, 리차드 데퓨(Richard Depew)라는 사람이 유즈넷 시스템에 기술적인 수정을 제안했을 때였습니다. 그는 유즈넷에 메시지가 게시되기 전에 관리자가 게시물을 차단할 수 있는 기능을 더하자는 제안을 합니다. 그는 이런 기능이 기술적으로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ARMM이라는 메시지 관리 소프트웨어를 개발합니다. 그러나 이 소프트웨어엔 버그가 있었고, 데퓨가 소프트웨어를 시연하자, 유즈넷 관리자 게시판(news.admin.policy)에 200개나 되는 같은 내용의 메시지가 범람합니다. 네티즌들은 이때의 일을 가리켜, 과거 MUD 사용자들이 즐겨 쓰던 "스팸"이란 단어를 처음 사용하게 되죠. 사건을 저지른 데퓨 자신도 이를 "스팸"이라고 부르며 자신의 실수를 사과합니다.
캔터와 시걸 부부로부터 '처음 스팸이 유래했다'고 보긴 어렵습니다. 하지만 이들이 최초로 상업적 목적의 대량 e메일을 보냈다는 점과, 스팸이란 단어를 처음 온라인에 대대적으로 유행시켰다는 점으로 볼 때 캔터와 시걸 부부를 '스팸의 창시자'라고 보는 것도 무난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들이 보낸 최초의 스팸은 구글의 유즈넷 자료실에 보관돼 있습니다. (Origin of the term "spam" to mean net abuse)
그러나, 캔터와 시걸 부부는 오히려 이때를 계기로 스팸을 이용한 e메일 마케팅에 더 열을 올렸고, 나중엔 "인터넷에서 떼돈 버는 법(How to Make a Fortune on the Information Superhighway)"이라는 책을 내고 온라인 마케팅 컨설팅 사업까지 함. 인터넷에는 이들의 마케팅 모델을 답습하는 장사꾼들이 점차 늘어났고, 스팸은 인터넷에 가장 인기 있는 상업 행위로 발전함. (dan.tobias.name Opinions & Commentaries by Daniel R. Tobias, CNET News.com "The Father of Modern Spam Speak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