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회사 휘닉스커뮤니케이션즈는 인터넷 일기장인 블로그나 싸이월드, 미니홈페이지 등 1인 미디어를 보유하고 있는 전국의 16∼34세 500명을 대상으로 `펌' 이용 실태를 조사.분석한 `퍼뮤니케이션의 시대'(Purmmunication Age) 보고서를 통해 펌 문화가 인터넷 시대의 새로운 의사소통 수단으로 부상하고 있다고 29일 밝혔다.
펌 문화란 `퍼옴' 또는 `퍼나름'을 의미하는 것으로 다른 사람이 인터넷에 올린 콘텐츠를 퍼와 자신의 홈페이지에 올리는 행위를 말하며 이는 곧 인터넷에서 이뤄지는 디지털 입소문(口傳) 역할을 한다.
김현준의 '이제는 퍼뮤니케이션 시대' 중에서 (연합뉴스, 2004.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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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 싸이월드 같은 '1인 미디어'가 폭발적으로 성장하면서, '펌킨족'이 등장하고 '퍼뮤니케이션'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습니다.
펌킨족이란 '퍼옴'의 '펌'와 '즐거움'을 뜻하는 '킨'의 합성어로, 퍼오는 문화에 익숙한 사람들을 의미합니다. 영문 'KIN'을 90도 돌려 보면, 한글 '즐'자와 비슷하게 생겼다고해서 '킨'이 '즐거움'의 의미로 쓰이고 있습니다.
또 퍼뮤니케이션은 이런 펌킨족들 간의 커뮤니케이션을 의미하는 조어입니다.
싸이월드가 가입자 수 1천만명을 기록했고, 19∼24살 인터넷 이용자의 91% 이상이 정기적으로 싸이월드를 방문하고 있다는 조사결과가 나올 정도로, 이런 1인 미디어의 인기는 젊은층을 중심으로 폭발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1인 미디어가 일반화되면서, 이들의 콘텐츠 확보 수단으로 남의 글을 복사해 게재하는 '퍼오기'가 널리 퍼지고 있는 것이지요. 자신의 미디어, 자신의 홈페이지를 만들기는 했는데, 자주 글을 써서 올리기가 쉽지 않으니, 대신 남의 글을 골라 올리게 되는 것입니다.
휘닉스커뮤니케이션즈의 조사에 따르면 대상자의 98%가 다른 사이트에 있는 글을 퍼온 적이 있으며 1주일에 한번 이상 퍼온다는 응답자도 72%에 달했습니다.
이러한 '펌킨족'의 일반화라는 트렌드는 필연적으로 '저작권 논란'을 더욱 가열시킬 것으로 보입니다.
개개인들이야 순수한 비영리 목적으로 좋은 글들을 퍼와 자신의 블로그에 게재하는 것이지만, 그 블로그 포털을 운영하는 기업들은 '무료'로 컨텐츠를 확보해 광고 등을 통해 수익을 올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인터넷 시대의 저작권 문제는 참으로 해결이 쉽지 않은 '뜨거운 감자'입니다. 인터넷의 근본 정신인 '공유의 문화'와 콘텐츠 산업의 발전을 유인할 '콘텐츠 유료화'가 충돌하는, 기술적으로도 정서적으로도 해결점을 찾기 어려운 문제입니다.
예컨대, 인터넷에서 유료로 서비스하고 있는 A주간잡지의 경우, 포털 사이트에서 검색하면 그 유료 콘텐츠를 손쉽게 무료로 볼 수 있습니다.
A잡지의 기사들을 무료로 볼 수 있다는 것은 즐거운 일이지만, 이런 현상이 더 심화되어 A잡지가 적자로 문을 닫아 좋은 콘텐츠들을 더 이상 볼 수 없는 상황이 올까 걱정입니다.
골치 아픈 저작권 문제와는 별개로, 비즈니스를 하는 사람이라면 이런 '펌킨족'이라는 트렌드를 놓쳐서는 안될 겁니다.
이를 새로운 문화현상으로 받아들이고 '디지털 구전', '디지털 입소문'이라는 새로운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해야하는 것이지요.
친구와의 주요 교류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는 블로그 등을 마케팅에 적절히 활용하면 적은 비용으로 커다란 효과를 볼 수 있는 그런 시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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