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자는 일전에 스승이 하셨던 말씀이 생각났다. 어리석은 우리 중생들은 열차를 타고서도 짐을 내려놓지 않고 들고 가겠다고 우긴다는 말이었다. 큰 전체에 자기를 맡기고 그 안에서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마음대로 하면서 즐겁게 살면 되는데, 우리들은 그렇게 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자기를 놓아버리면 되는 것을, 즉 가방을 열차에 내려놓으면 열차가 알아서 운반할 터인데 그것을 모르고 들고 있으니 어리석다는 것이다. (287쪽)
'내가 왜 이 일을 하고 있을까', '지금 나는 잘 살고 있는 걸까'...
우리는 가끔 이런 고민에 빠지곤 합니다. 보통 사람이라면 다수가 그렇습니다.
저자는 행복한 삶을 사는 길은 자기가 정말로 좋아하는 일을 찾아 하며 즐겁게 사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그저 그 일을 하는 게 좋은, 그런 일을 찾으라는 것이지요. 그게 가능하냐는 비판도 있겠지만, '자신의 눈'이 아니라 '남들의 눈'에 맞춰 사는 삶은 행복해지기 힘들다는 것은 분명합니다.
그럼 이 길이 진정 내가 소망하는 길인지 아닌지는 어떻게 알 수 있을까요. 저자는 우리가 자신의 길을 제대로 가고 있을 때에는 자신의 내면에서 추호의 의심도 생기지 않는 법이라고 강조합니다. 이게 바로 장자가 말하는 망각의 철학입니다.
"우리가 걸을 때 신발에 자꾸 신경이 쓰이면 그것은 신발이 불편하기 때문이다. 신발이 발에 맞지 않으면 발이 아파 자연스럽게 신발을 의식하게 된다. 반면에 신발이 발에 꼭 맞으면 우리는 신발을 신은 사실조차 잊어버린다. 편안하기 때문이다."
사람이 제자리에 있지 않으면 자꾸 자신을 의식하게 되지만, 반대로 그가 자기 자리에서 자신의 길을 가고 있다면 자신이 존재한다는 것조차 잊게 된다... 저자는 이렇게 표현했습니다.
그럴 때 비로소 우리는 과거에 대한 후회나 미래에 대한 걱정이 아니라, 현재에 집중할 수 있습니다. 그래야 '지금 여기'를 온전히 살아갈 수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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