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전 틈이 나서 어느 사찰에서 한동안 지낸 적이 있었다. 그때 같이 거닐던 주지 스님께 참 유치한 질문을 했다. "스님! 부처가 된다는 것이 무엇이오?"
그러자 스님은 자신이 갖고 있던 휴대전화를 꺼내 들며 "신부님 이것이 무엇입니까?" 하며 되물었다. "그거 휴대전화 아닙니까?" "맞습니다. 휴대전화입니다. 바로 그렇게, '이것이 휴대전화이다' 하고 아는 만큼 그렇게 '인간하처래하처거(人間何處來何處去·인간은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가)'를 아는 것이 부처입니다."
'종교가 아니라 진리가 인간을 구원한다' 중에서(조선일보, 2015.3.25)
'우리는 어디서 왔는가, 우리는 무엇인가, 우리는 어디로 가는가'라는 그림이 있지요. 폴 고갱이 말년에 절망 속에서 타히티에서 그린 유명한 작품입니다. 이 그림을 가만히 보고 있으면 절로 삶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됩니다.
아침에 신문을 보다 한 신부님과 스님의 대화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남원 도통동성당의 권이복 주임신부가 사찰에서 주지 스님과 나눴다는 대화입니다.
"스님! 부처가 된다는 것이 무엇이오?"
"신부님 이것이 무엇입니까?"
"그거 휴대전화 아닙니까?"
"맞습니다. 휴대전화입니다. 바로 그렇게, '이것이 휴대전화이다' 하고 아는 만큼 그렇게 '인간하처래하처거(人間何處來何處去·인간은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가)'를 아는 것이 부처입니다."
고갱의 작품 '우리는 어디서 왔는가, 우리는 무엇인가, 우리는 어디로 가는가'를 찾아서 보고, 신부님과 스님의 대화에 나온 '인간하처래하처거(人間何處來何處去)를 떠올리며 잠시 나의 삶에 대해 생각에 잠겨보면 좋겠습니다. 인간이, 내가,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 것인지 돌아보는 것만으로도 많은 걸 느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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