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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 자기계발&리더십 일반글
청와대와 '소통의 틀', 그리고 '블룸버그의 불펜'
입력 2015-01-29 오후 5:3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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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식보다 내용이 중요합니다. 하지만 형식이나 제도, 틀이 내용을 규정할 때도 많습니다. 중요하지만 어려운 커뮤니케이션, 소통도 그렇습니다. 물론 내용이 중요하지만, 틀을 무시하면 안됩니다. 기업인이건 정치인이건 마찬가지입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처음으로 참모들이 일하는 건물에서 회의를 했다는 뉴스가 보도됐습니다. 수석비서관 회의가 지난 26일 청와대 비서실 직원들이 근무하는 위민1관에서 열렸습니다. 지금까지는 대통령 집무실이 있는 본관에서만 열렸다고 하지요. 박대통령이 회의를 주재하기 위해 직원들이 일하는 건물로 찾아간 것입니다. 청와대는 "참모들과 소통을 강화하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습니다. 
 
언론인이었을 때 청와대 직원들이 일하는 위민관을 몇 번 가본적이 있습니다. 대통령이 있는 본관과는 500여 미터나 떨어져 있습니다. 물리적으로 멀어도 너무 먼 거리입니다. 그러면 심리적으로도 거리가 생깁니다. 대통령도 본관이라는 섬에 '고립'되어 있고, 참모들도 위민관이라는 섬에 고립되어 있는 모습입니다. 커뮤니케이션과 소통이 힘든 구조입니다.
 
박대통령은 연초의 신년 기자회견 이후 소통부족이라는 비판을 진보는 물론 보수 언론들로부터도 받고 있습니다. 한때 지지율 30%대가 무너지기도 했습니다. 수석비서관 회의를 위민관에서 연 것은 이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대책으로 보입니다. 
 
그렇다면 좀 더 나아갔으면 좋겠습니다. 위민관을 방문하는 것에 그치지 말고, 참모들과 한 건물에서 함께 근무하는 겁니다. 대통령의 집무실과 비서실이 같은 건물에 있는 미국의 백악관처럼 말입니다. 
 
더 갈 수있으면 더 좋습니다. 아예 직원들과 커다란 홀에서 같이 일하면 어떨까요.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의 '불펜'처럼 말입니다.
 
마이클 블룸버그 하면 저는 '불펜'이 떠오릅니다. 2002년에서 2013년까지 뉴욕시장을 12년 동안 세번이나 역임한 그는 '불펜'으로 뉴욕 시민들에게 깊은 인상을 주었습니다. 블룸버그는 시장에 당선되자 기존의 시장실을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2층의 넓은 홀을 시청 직원 51명과 함께 사용했습니다. 시장도 다른 직원들과 같은 크기의 책상을 썼습니다. 책상의 크기보다 더 중요한 건 그가 앉은 위치와 책상 배치였습니다. 블룸버그 시장이 커다란 사무실 중앙에 앉았고, 제1 부시장이 한 1~2미터 정도 떨어져 있을까요, 바로 옆에 앉았습니다. 이 넓은 사무실 공간이 '블룸버그의 불펜'입니다. 
("Bloomberg imported the cubicle concept from his Wall Street days, and he sits at a desk the same size as the 51 others. His closest confidante, First Deputy Mayor Patti Harris, is within arm’s reach." 뉴욕매거진, 'Open City',Sep 26, 2010)
 
글보다는 사진으로 보면 이해가 빠르실 겁니다. 뉴욕매거진의 'Open City'라는 제목의 기사(Sep 26, 2010)에서 불펜의 전경 사진을 볼 수 있습니다.(http://nymag.com/news/features/establishments/68511/) 사진을 올려드리고 싶지만, 저작권 때문에 직접 보여드릴 수 없으니 링크를 클릭한 뒤 사진을 한 번 더 클릭해서 큰 이미지로 보시기 바랍니다.
 
사진처럼, 블룸버그는 사무실의 중앙에 앉아 다양한 직급의 직원들과 함께 지내며 보고도 받고 회의도 진행했습니다. 간부회의도 다른 직원들이 보고 들을 수 있는 그 공간, 불펜에서 열었지요. 심지어 연방정부의 부통령이 시장을 방문해도 마찬가지였습니다. 
2013년 3월 조 바이든 미 부통령이 총기규제법안에 대해 논의를 하기 위해 뉴욕시청을 방문했는데, 블룸버그는 바이든과 불펜에서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다른 직원들이 옆에서 다 보고 들을 수 있는 장소에서 말입니다. 
("Just this week, when Vice President Joe Biden visited City Hall to discuss gun legislation, Mr. Biden chatted with the mayor in the bullpen as staffers worked nearby.")('Murky Future For 'Bullpen' ',월스트리트저널,March 22, 2013. http://www.wsj.com/articles/SB10001424127887324557804578376793784458224)
 
위 뉴욕매거진의 기사에 따르면, 그 불펜에서 일했던 한 직원은 이런 업무공간이 소통의 효과가 있다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적응하기가 쉽지 않으리란 생각이 들 것이다. 그러나 시장이 간부회의를 모든 직원이 볼 수 있는 자리에서 주재하는 모습을 본다면, 이런 '개방형 커뮤니케이션 모델'(open-communication model)이 '헛소리'가 아니라 실제로 작동한다는 걸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As a work space, it is something that you do not think that you can ever get used to,” says a former bullpen resident. “But when you see the mayor hosting high-level meetings in clear sight of everyone else, you start to understand that this open-communication model is not bullshit. And that it works.")
 
뉴욕시 사이트에 가보면 이 공간에 대해 '개방형 업무 공간'이라며 이렇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In 2002, Mayor Michael R. Bloomberg turned the chamber into an open-plan work space known as the Bullpen, where he worked surrounded by his staff."(http://www.nyc.gov/html/artcom/html/cityhall/bullpen.shtml)
 
물론 부작용도 있을 것이고, 정치적인 이벤트라는 비판도 나올 겁니다. 지난번 뉴욕 시장 선거전에서 이 불펜은 몇몇 민주당 예비후보들에게 "집중하고 일을 하기 힘든 구조다", "피상적인 생각만 할 수 있는 근무환경이다"라는 비판을 받았습니다. 다른 후보들은 불펜의 장점을 이야기하기도 했습니다.
 
비판이야 그렇다 치고, 부작용은 보완할 수 있을 겁니다. 별도의 대통령 전용 회의실을 두어서, 가끔 혼자 조용히 숙고할 시간이 필요할 때나 보안이 필요한 사안에 대한 회의를 할 때는 그곳으로 가면 되겠지요. 
 
어디선가 보았던 말이 생각납니다. "리더가 해야할 일은 직원들이 있는 공간을 돌아다니며 '잡담'을 하는 것, 그리고 '결정'을 해주는 것 두 가지 뿐이다." 전자가 소통이고 후자가 결단입니다.
 
커뮤니케이션과 소통은 참으로 어려운 일입니다. 우리가 '인간'이기에 그럴 겁니다. 그럴수록 '소통의 틀'을 고민할 필요가 있습니다. 
 
경영자에게는 직원, 그리고 소비자와의 소통이 중요하고, 대통령에게는 참모, 그리고 국민과의 소통이 중요합니다. 그래야 '의미 있는 일'을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대한민국의 청와대와 대통령도 '새롭고 획기적인 틀'을 만들어 참모들과, 그리고 국민들과 소통하면 어떨까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인상적인 업무공간인 '블룸버그의 불펜'을 참고해서 말입니다. 이것은 물론 우리의 기업들에게도 해당되는 얘기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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