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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빈했던 '전성기 로마'와 김영란법, 그리고 김하중의 건강한 생각
입력 2015-03-19 오후 8:3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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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키아벨리는 『로마사 논고』에서 루키우스 퀸티우스 킨키나투스의 이야기를 한다. 집정관 미누티우스가 그의 군대와 함께 아이퀴인들에게 포위공격을 당하자, 로마는 패배의 두려움에 휩싸여 최후의 수단인 임시 독재집정관을 임명하기로 결정했다. 그때 로마가 선출한 사람이 킨키나투스였다. 원로원의 사절이 선출 사실을 알리고 로마 공화국이 처한 위험을 설명하기 위해 킨키나투스를 찾아갔다. 그때 그는 자신의 작은 농장에서 손수 노동을 하고 있었다. 
 
마키아벨리는 이렇게 말했다.
“이것은 로마에서 가난이 명예롭게 여겨지고, 킨키나투스와 같은 훌륭하고 유능한 사람이 생계를 유지하는 데 4유게라의 땅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했음을 분명하게 보여준다.”
(69~70쪽)
 
 
'전성기의 로마'. 그것은 '건강한 공동체'에 대해 고민하는 사람들에게는 하나의 '로망'입니다. 대략 기원전 287년부터 기원전 133년까지로 볼 수 있으니 그리 길지는 않은 기간이었지만, 공동체가 내부적으로 건강했고 평민과 귀족이 사익이 아닌 공익을 추구하는 가운데 번영을 만들어냈습니다.
 
최근 우리 사회에서 '김영란법'에 대한 논란이 뜨거웠습니다. 그만큼 우리가 부패와 사익추구에 취약하다는 반증일 겁니다. 법안이 국회를 통과하자마자 "내수를 위축시킬 수 있다", "과잉입법이다" 등의 주장이 나오면서 법을 시행해보기도 전에 수정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그러나 선진국에 비해 과도하게 만연해 있는 접대와 청탁 문화가 부정부패로 연결되어 공동체의 건강성을 해치고 있는 지금의 모습을 바꾸려면 특히 초기에는 '과감한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 변화는 우선 지도층이 앞장서 이끌어야겠지요. 전성기 로마처럼 말입니다.
 
마키아벨리가 '로마사 논고'에서 한 말처럼 전성기 로마에서는 재산으로 정치적 성공이나 명예를 얻을 수 없었고, 따라서 시민들은 재산 등의 사적 요소에 관심을 기울이기보다 자신의 능력을 높이려 노력했습니다. 로마인들의 청빈함은 여기서 나왔습니다.
 
로마 공화정의 황금기 때 공동체 구성원들의 청빈함은 두드러졌습니다. 정무관 등 공직자들이 사익을 추구하는 탐욕이 있다는 혐의를 전혀 받지 않은 시기도 있었습니다. 제3차 포에니 전쟁에서 카르타고를 멸망시킨 소(少) 스키피오 장군이 특히 칭송을 받았습니다. 파울루스 장군도 마케도니아 정복으로 막대한 재산을 확보했지만 기꺼이 그 돈을 모두 국고에 집어넣었습니다. 그래서 자신의 집으로는 불멸의 명성 이외에는 아무 것도 가져오지 않았다는 평을 얻었지요. 
 
위에서 소개해드린 킨키나투스의 일화는 감동적입니다. 아래 레굴루스의 사례도 인상적입니다.
 
"마키아벨리는 마르쿠스 레굴루스에 관한 이야기도 한다. 그가 군대를 이끌고 아프리카에 있을 때, 자신의 소작인들이 소홀히 관리하고 있는 농장을 돌보러 돌아가기 위해 원로원에 휴가를 신청했다. 
마키아벨리는 이렇게 말했다.
“로마 시민들은 가난에 만족했고, 전쟁으로부터 얻는 명예로 충분했으며, 모든 획득물을 공공의 처분에 맡겼다. 만약 레굴루스가 전쟁으로 부유해질 것을 기대했더라면, 그의 토지에 대한 어떠한 피해도 그에게 별다른 걱정이 되지 않았을 것이다.” 마키아벨리는 또 “그들이 군대의 우두머리가 되었을 때, 그들이 지닌 정신의 위대함은 그들로 하여금 (…) 어떠한 것에 의해서도 혼란이나 두려움에 빠지지 않았다. 그렇지만 사적인 지위로 돌아왔을 때, 그들은 검소하고 겸손했으며, 자신들의 작은 재산을 소중히 돌보았고, 행정관들에게 복종했으며, 연장자에게 경의를 표했다”라고 말했다." (70쪽)
 
얼마전 6년 5개월이라는 최장수 중국대사를 지냈던 김하중(68) 전 주중 대사의 인터뷰 기사가 조선일보에 실렸더군요. 그는 2009년 초 공직을 떠난 이후 7년째 집에서 책 쓰는 일만 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가 쓴 책들 중 하나인 '중국 이야기'는 예전에 경제노트에서도 소개해드린 적이 있었지요.
 
기자가 "최고 중국 전문가이고 엄청난 인맥도 있어 기업이나 각 기관이 영입하려고 난리였을 텐데..."라고 묻자, 그는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연락 많이 왔다. 하지만 국민 세금 받고 나라 위해 살았다. 세금으로 얻은 지식과 경험을 회사나 특정 조직을 위해 쓰는 것은 안 된다고 생각했다. 그쪽으로는 눈을 딱 감았다."
 
기사를 보고 '신선'했습니다. 
"세금으로 얻은 지식과 경험을 회사나 특정 조직을 위해 쓰는 것은 안 된다고 생각했다"라니...
사실 생각해보면 너무 당연한 말인데도, 우리는 그동안 이런 생각과 행동을 하는 사람들을 거의 만나보지 못했습니다. 그는 "앞으로도 책만 쓸거다"라고 말했습니다.
 
인터뷰 기사만으로 모든 상황을 알수는 없겠지만, 7년째 자신의 경험과 인맥을 사익 추구를 위해 사용하지 않고 있다는 건, 공직에서 퇴임한 뒤 기업이나 로펌에 들어가 '전관예우'로 큰 돈을 받는 많은 장차관이나 대법관, 검찰총장, 군장성 등 고위 공직자들과는 분명 다른 모습입니다. 김하중 전 대사나 수 십 억, 수 백 억을 벌 수 있다는 변호사 개업을 마다하고 후학양성에 몰두한 조무제 전 대법관처럼 생각하고 행동하는 전직 공무원, 법관, 검사, 군인 등의 공직자들이 다수가 되기를 바라는 건, 아니 최소한 지금보다는 많아지기를 바라는 건 시민들의 '과욕'일까요.
 
과도한 접대와 청탁문화, 부패사슬, 전관예우가 성행하고 있는 대한민국 공동체의 모습을 보며, 청빈했던 '전성기 로마 공화정'을, 그리고 '김영란법'이라는 제도의 미래를 생각해보았습니다. 
 
공동체가 지속적으로 건강하게 번영하기 위해 필요한 가장 중요한 조건은 '사익이 아닌 공익'을 추구하는 청빈한 다수 지도층의 존재입니다. 그리고 그들을 그렇게 만들 수 있는 법제도와 공동체 문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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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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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병일 경제노토 받은것중 가장 전율을 일으키는 글이었습니다. 읽다보면 그다음이 읽어보고 싶어졌습니다. 쉽게 다 읽었네요.감사합니다. [2015-03-20 오후 3: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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