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살 먹은 내 동생 조니는 단 한 번도 내게 '안녕?'이나 '잘 지냈어?'라는 인사말을 건넨 적이 없다. 녀석이 안부차 건네는 말은 오직 하나다.
"요즘 어때?(What's the story?)"
아일랜드 사람이라면 누구나 이렇게 인사를 한다. 이 말에는 많은 의미가 담겨 있다. '안녕? 무슨 일이야? 무슨 일 있었어? 잘 지냈어?' 등등. (81쪽)
아일랜드 사람들은 인사말로 "What's the story?"라는 표현을 주로 쓰나봅니다. 굳이 번역을 하자면, "요즘 어떻게 지냈어?" 정도가 되겠지요. "무슨 얘깃거리 있니?"나 "할 만한 얘기 있어?"를 의미합니다.
아일랜드인인 저자는 이 표현을 사랑한다고 했습니다. 흔한 인사말들과는 달리 이토록 정해진 답을 요구하지 않는 질문이 있을까 싶다는 것입니다.
반대로 "안녕?"이라는 인사말은 대화를 중단시킵니다. "잘 지냈어?"는 "응"이나 "아니" 같은 한마디로 답변이 가능하니까요. 그러나 "요즘 어떻게 지냈어?"는 "지금 너에게 벌어진 중요한 이야기를 말해줘"라는 의미인데, 이는 인사를 받은 사람에게 무한한 가능성을 열어줍니다. 사람들은 이처럼 대화의 포인트가 자신에게 맞춰진 질문을 더 좋아한다고 합니다.
닫혀있지 않고 열려있는 인사말이 상대방을 이해하는데 도움을 줍니다. 생각과 이야기를 들을 수 있으니까요. 개인의 삶에서는 물론이고 고객과의 관계에서도 그렇습니다. 고객은 자신의 필요나 미처 표현하지 못하는 숨은 욕구까지 파악해 그것을 바탕으로 제품이나 서비스를 만들어주는 회사와 사람을 좋아합니다. 당연한 일이지요.
그런데 사람들이 바라는 것이 무엇인지 아는 것, 그건 "요즘 어떻게 지냈어?" 같은 질문을 통해 그들이 말로 하는 내용과 말로 표현하지 못하는 내면의 목소리를 들을 때 가능합니다. 그래야 소비자가 원하는 차별화된 제품과 서비스를 생각해낼 수 있습니다.
고객을 바라볼 때는 "What's the story(요즘 어떻게 지냈어)?"라는 인사말을 떠올리라는 저자의 조언을 기억해두면 좋겠습니다.
▶ 예병일의 경제노트 - 트위터 : @yehbyungil / 페이스북 : www.facebook.com/yehbyungil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