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대 후반부터 2010년대에 걸쳐 스마트폰과 클라우드의 급격한 발달은 자동차 산업에 강렬한 충격을 줬다. 긍정적인 측면에서는 성숙기에 접어들고 있던 자동차라는 상품에 새로운 비즈니스의 가능성이 단숨에 확대되었다. 한편 부정적인 측면에서는 자동차에 관한 기존의 많은 사업이 성립하지 않게 될 위험성이 높아졌다.
그리고 종합적으로 보면 차세대 텔레매틱스는 지금까지의 자동차라는 존재를 모빌리티(이동체)라는 커다란 틀로 끌어올릴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 결과 자동차 제조회사와 소비자 모두 모빌리티를 어떻게 상대할지 진지하게 생각해야 하는 시기에 돌입했다. (228쪽)
"우리가 앞으로 자동차 구입을 몇 번이나 하게될까?"
얼마전 처에게 이렇게 물었습니다. 지금 처는 10년쯤 된 차를, 저는 5년쯤 된 차를 쓰고 있습니다. 조금 뒤 처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아마 한 번에 그칠지도 몰라. 자동차를 구매하는 것보다 그때 그때 필요할 때 이용하는게 값싸면서도 불편하지 않고 어쩌면 오히려 더 편할 수 있는 세상이 오고 있으니..."
자동차 산업이 급변하고 있습니다. 이제 정확하게는 '모빌리티(이동체) 산업'이라고 불러야겠지요. 그 변화의 중심에는 애플과 구글같은 IT기업들이 있습니다. 그들이 우리나라 말로 '자동운전', '자동주행 시스템', 영어로는 'driverless', 'self-driving', 'autonomous driving' 등으로 표현되는 '새로운 이동 비즈니스'에 진출하면서 기존의 자동차 산업을 뒤흔들 태세입니다.
'지도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는 쌍방향 정보통신과 도시 교통 비즈니스'... 이들 구글이나 애플 같은 서구의 IT기업들이 노리는 것은 저자의 표현대로 기존의 자동차라는 하드웨어를 만들어 파는 수준을 훌쩍 뛰어넘습니다. 이런 새로운 그림속에서 자동차라는 존재는 스마트폰을 들고 길을 걷는 개인과 같은 범주의 이동물체가 되겠지요. 그리고 텔레매틱스를 통해 음악이나 동영상, 뉴스 등을 제공하는 스마트 디바이스같은 존재가 될 겁니다. 그리고 변화하는 환경에 맞춰 자신의 스마트폰을 '베이스캠프'로 삼아, 자동차를 소유하지 않고 필요할 때 편리하게 모빌리티(이동체)를 이용하려는 개인이 늘어날 겁니다.
이런 변화가 가져올 파급효과는 클 겁니다. 개인의 경우는 이동 비용을 줄여줄 것이고, 사회적으로도 에너지 소비와 환경오염을 줄여주는 효과가 있을 겁니다. 기존 자동차 회사들은 자동차 판매 감소에 대응하고 트렌드 변화에 맞춰 새로운 비즈니스를 만들어가야 합니다. 자동차 사고를 전제로 성장해온 자동차보험업계와 자동차 부품업계에도 커다란 변화의 바람이 불어올 것입니다.
우버에 이은 카카오택시의 등장. 대규모 아파트 단지 지하주차장에 전용 렌터카 공간을 확보하려 노력하고 있는 렌터가 회사들. 그리고 구글과 애플, 기존 자동차 기업들의 '자동주행 모빌리티 시스템' 구축 시도...
우리는 이제 100여 년의 자동차 역사를 뒤로 하고 새로운 '모빌리티 시스템'의 시대로 들어서고 있고, 그건 개인의 삶의 모습과 비즈니스의 모습을 크게 바꿔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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