흘러간 시간들은
가끔씩 막차의 바닥에 쌓이기도 한다.
버펄로를 먹으며 살았던 원주민의 후손들이
비프 저키를 먹고 시간을 토한다.
썰렁한 막차의 귀퉁이는 토한 시간들의 객실,
알버타 너른 평원인양 대자로 뻗어 버펄로 울음소리를 낸다.
이젠 C-Train 종점의 이름이 되어버린 크로우풋(Crowfoot).
아버지의 할아버지쯤 되는 누군가의 이름이거나
아니면 그 부족의 이름이거나
아니면 그 원주민의 이름이
서너 번 방송에 나올 때까지
버펄로 울음소리는 그치지 않고,
잊어버린 물건 없이 안녕히 가시라는 버터 발린 목소리를 들으며
버펄로를 흔든다.
크로우풋이래
여기가 크로우풋이래
네 부족 아니 네 할아버지 아니 네 이름이 불렸잖아
일어나야지
일어나 창을 들고 버펄로를 잡아야지
깨란 말이야!
흘려진 침 자국과 흘려버린 세월이 뒤범벅된 얼굴 위에
맥없는 웃음이 어리어리 남아 있는데
Bye
지금 버펄로에게 할 수 있는 마지막 인사를 건네고
크로우풋 역으로 탈출한다.
흘려진 시간들이 드문드문 퍼져있는
옛날 그 누군가의 이름이었던 크로우풋 플랫폼 위에
탈출에 성공한 황인종 하나
백인 한 명 따라잡으며 빠르게 집으로 달려 가고 있다
마치 버펄로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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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Crowfoot는 캘거리 전철(C-Train)의 마지막 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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