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나라 평임금의 손자인 백공이 반란을 일으켜 왕권을 잡을 계획을 세웠다. 그의 머릿속에는 자나 깨나 그 생각뿐이었다. 어느 날 그는 생각에 몰두한 나머지 지팡이를 거꾸로 든 것도 잊고, 끝에 뾰족한 쇠가 붙은 지팡이에 턱을 괴다가 목이 찔려 죽었다.
어떤 사람이 그 이야기를 듣고 친구에게 말했다.
"집착이 강하면 제대로 보이는 것이 없지. 마음이 밖으로만 향하면 발은 돌부리에 차이고, 머리는 기둥에 처박히는 법이지." (206쪽)
열자의 '열자' 중에서(올재클래식스)
"저 사람이 왜 저럴까. 도무지 이해가 안되네..."
우리는 어떤 사람을 보며 가끔 이런 말을 할 때가 있습니다. 정치인 등 잘 나가는 사람들일 경우가 많지만 일반인일 경우도 있습니다. '욕심' 때문에, '집착' 때문에, 다른 사람의 눈에는 보이는 것을 전혀 못보는 겁니다.
'열자'에 나오는 우화들은 그래서 지금을 사는 우리에게 여전히 유효합니다. 왕위를 빼앗으려는 욕심에 빠져있다가 허무하게 죽은 백공... 부자가 되려는 욕심에 집착해 백주대낮에 금은방에서 금을 훔쳐 달아나다 잡힌 도둑 이야기도 있습니다.
"도둑질을 해서라도 부자가 되려는 사람이 있었다. 어느 날 금은방 옆을 지나가다가 주변에 사람들이 많이 있는데도 금을 훔쳐서 달아나다가 붙잡혔다. 그것을 보고 사람들이 혀를 차며 말했다.
"아니 대낮에, 그것도 많은 사람이 이렇게 지켜보는 데서 도둑질을 하다니, 저 사람 정신 나간 것 아냐?"
그러자 그 사람이 말했다.
"내 눈에는 오직 금만 보였소. 사람들은 전혀 보이지 않았소."
이렇듯 집착이 강하면 멀쩡한 대낮에 구덩이에 빠지기도 하고, 벽에 머리를 부딪치기도 하는 법이다."
욕심과 집착은 우리의 눈을 흐리게 만듭니다. 지금 내가 혹시 어떤 욕심에 빠져서, 무언가에 집착하고 있어서, 제대로 보지 못하고 있는 건 없는지 생각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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