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어'의 첫머리 문장은 "배우고 때로 그것을 익히니 또한 즐겁지 아니한가"이다. 이 말에 '논어' 사상의 기초가 모두 들어 있다고 생각한다.
인간에게는 뭔가를 배우고 싶은 호기심이 있다. 그 호기심으로 외부에서 지식을 얻어도 그 단계에서는 아직 자기 것이 되지 못한다. 심지어 얻어 들은 것에 자기 자신을 맡겨 '휘둘리기도' 한다. 수련을 거듭하면 문득 확실히 자기 것이 되는 순간이 찾아온다. 이때 배우는 자는 배우는 일에 휘둘리지 않고 주체성을 회복한다. 이것을 '익힌다'고 한다.
그렇게 되면 사람은 큰 기쁨을 느낀다. 인간은 그렇게 살아 있는 존재다. 공자는 이 '배움'의 기쁨으로 인간의 존엄과 사회질서의 근원을 보았던 것이 아닐까? (284쪽)
學而時習之 不亦悅乎(학이시습지 불역열호)
有朋自遠方來 不亦樂乎(유붕자원방래 불역락호)
人不知而不慍 不亦君子乎 (인부지이불온 불역군자호)
논어 '학이'(學而)편에 나오는 유명한 세 문장입니다. 그런데 한 일본인 교수가 조금은 특이한 해석을 한 것이 있더군요. 한번 보시면 좋을 듯해 소개해드립니다.
우선 일반적인 해석은 이렇지요.
"1.배우고 때로 익히면 또한 기쁘지 아니하랴.
2.벗이 있어 먼 곳에서 찾아오면 또한 즐겁지 아니하랴.
3.사람이 알아주지 않아도 원망하지 아니하면 어찌 군자가 아닐까." (표문태 역,현암사)
도쿄대 야스토미 아유무 교수는 이렇게 해석했습니다.
"1.뭔가를 배우는 일은 위험한 짓이다.
자기 감각을 팔아넘기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배우는 일을 자기 것으로 하려고 노력을 거듭하면 어느 때 문득 진짜 의미를 이해하게 된다.
배우는 일을 자기 것으로 해서 감각을 되찾는다.
그것이 '익힌다'는 것이다. 그러니 진정 기쁘지 아니한가.
2.배우는 기쁨은 연락도 없던 옛 친구가 오랜만에 멀리서 갑자기 찾아오는 듯한 즐거움 아닌가.
이 기쁨만큼 인간에게 중요한 것은 없다.
3.배우는 기쁨을 아는 사람은 그것을 알지 못하는 사람을 보면, "쓸모없는 녀석이군"이라고 생각하고 말 일이다.
그러나 그런 때에도 마음이 흔들리지 않는 사람이 '군자'이다."
책이나 스승으로부터 배우고(학), 한걸음 더 나아가 배운 것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면(익힐 습), 그것이야말로 커다란 기쁨입니다.
그렇게 배우고 자주 익혀서 진정한 내 것이 되었을 때의 기쁨. 그것을 어떻게 표현할 것인지 고민하던 공자가 생각해낸 비유가 '유붕자원방래'라고 야스토미 교수는 해석합니다. "배우는 기쁨은 연락도 없던 옛 친구가 오랜만에 멀리서 갑자기 찾아오는 듯한 즐거움 아닌가." 특이한 해석이지만 흥미롭습니다.
세번 째 문장도 '학습'과 연결시킵니다. 그런 배우고 익히는 기쁨을 아는 사람이 그것을 알지 못하는 사람을 보면, "쓸모없는 녀석이군"이라며 생각하고 말 일이며, 그런 때도 마음이 흔들리지 않는다면 그가 '군자'라고 해석했습니다.
오늘 특이한 논어 해석을 소개해드렸습니다. 이번 기회에 세 문장을 다시 한번 읽어보시지요.
學而時習之 不亦悅乎(학이시습지 불역열호)
有朋自遠方來 不亦樂乎(유붕자원방래 불역락호)
人不知而不慍 不亦君子乎 (인부지이불온 불역군자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