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의 시간을 텔레비전을 보며 보낸 어린 아이는 청소년기를 컴퓨터에 바치게 되며, 대학에서 견디어야만 하는 일들을 달가워하지 않는 학생이 대학에 들어오게 되는 것이다. 결국 문제는 정신적 성숙이다. 독서는 와해되어 가고 그와 더불어 자아도 해체되어 간다. (21쪽)
"대학생들이 책을 너무 읽지 않아 걱정입니다. 취업난 때문인 것 같아요."
17일 오후에 한양대 에리카캠퍼스에서 '대학생을 위한 자기경영/독서경영'을 주제로 특강을 했습니다. 교정이 넓고 좋더군요. 캠퍼스에서 학생들을 만나는 건 언제나 행복한 일입니다.
그런데 강의가 끝난뒤 강연회를 준비한 대학 관계자가 제게 요즘 학생들이 책을 가까이 하지 않는다며 걱정하더군요.
"예를 들어 건축과 학생들과 얘기해보면 실습 과제를 만들기 위해서는 밤을 새는데, 책은 거의 읽지 않아요. 독서를 통해서 인간과 문화에 대해 이해를 해야 '작품'을 만들 수 있는 건데... 기능만 배우고 나가면 남이 시키는대로밖에 할 수가 없지 않겠습니까."
특강에서 저는 독서의 목적을 새로운 것을 접함으로써 '마음 속의 거문고'를 울려 자신을 변화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학생들에게 말했습니다. 독서를 통해 경험하는 새로운 것은 저자의 상상력일 수도 있고, 정보, 아이디어, 감성 등일 수도 있겠지요.
그리고 학생들에게 독서의 방법을 몇가지 이야기하면서, 책 읽기를 반드시 글쓰기로 연결시켜보라고 강조했습니다. '독서노트'를 쓰는 겁니다. 나의 생각을 조금이라도 담아서, 나의 표현으로 써보면 그만큼 더 내 것으로 만들 수 있으니까요. 이순신과 원균을 비교하며 '기록'의 중요성도 이야기했습니다.
그리고는 청나라 미술교과서인 '개자원화보'의 한 대목을 알려주며 많이 읽고, 많이 느끼고, 많이 경험하라고 마무리해주었습니다.
"만 권을 독파하고, 가슴에 만감을 품고, 만리의 길을 간 다음, 그림을 그려라"
프랜시스 베이컨은 독서를 하는 이유에 대해 "반박하거나 반론을 제기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믿고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기 위해서가 아니라, 이야기와 담론 거리를 발견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검토하고 숙고하기 위해 읽어라"라고 조언했습니다.
이 책의 저자인 블룸은 "자신을 튼튼하게 하고 자신의 진정한 관심사를 깨닫기 위해 책을 읽는다"고 말했더군요.
왜 책을 읽으십니까. 모두 자신만의 이유가 있을 겁니다. 가을의 느낌이 물씬해졌습니다. 스마트폰을 옆에 놓아두고, 책을 들기 참 좋은 계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