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송과 암기가 어색해진 요즘입니다. 많은 이들이 시를 외우고 좋은 문장의 구절들을 암송하던 때가 있었지요. 하지만 지금은 언제 어디서나 스마트폰으로 검색만 하면 온갖 콘텐츠들이 쏟아져 나오는 시대입니다. 굳이 암기할 필요가 없어졌다 생각하기 때문인지, 이 암송 문화는 우리와 더 멀어지고 있습니다. 구텐베르크의 인쇄혁명으로 책이 대중화되면서 꺾이기 시작했던 암송의 문화가 인터넷으로 더욱 쇠퇴하고 있는 겁니다.
그러나 낭송과 암송은 여전히 우리 인간에게 유익한 공부 방법입니다. 갈수록 '생각하는 시간'이 줄어들고 있는 인터넷 시대에는 더욱 중요한 뇌 학습법입니다.
이와 관련해 김용규 철학자는 수사학적으로 뛰어난 문장들을 소리 내어 낭송하고 가능하면 암기하라고 권합니다. 그건 그 문장의 문체나 기법을 똑같이 모방하기 위해서가 아닙니다. 우리의 뇌 안에 정신적 문법을 구성하고, 그것이 만드는 세계를 구축하기 위해 하는 일입니다. 이때 우리의 뇌는 작품을 모방하는 것이 아니라 그 작품 안에 들어있는 정신의 패턴을 모방한다고 저자는 말합니다. 동양화를 배우는 사람이 처음에 스승의 작품을 베껴 그리는 것과 비슷합니다.
낭송과 암송의 대상으로는 시나 문학작품도 좋고, 특히 논리적이고 설득력 있는 연설문이 좋다고 합니다. 글쓰기와 말하기의 '내공'을 쌓을 수 있으니까요.서점에 가보면 브루투스와 안토니우스의 연설부터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의 연설까지 좋은 교본들이 많습니다.
아래는 브루투스가 카이사르를 죽인 뒤 흥분한 로마 시민들에게 한 연설입니다. 셰익스피어가 구사한 대구법, 도치법, 문답법, 반복법 등 설득에 필요한 요소들이 포함되어 있는 좋은 '교재'이지요. 한번 소리 내서 낭송해보고 암기도 해보시기 바랍니다. 자녀에게 암송하도록 가르치는 것도 좋겠습니다.
"로마인이여! 동포들이여, 친구들이여! 나의 이유를 들어주시요. 듣기 위해서 조용히 해주시오.
나의 명예를 생각하시고 나를 믿어주시오. 믿기 위해서 나의 명예를 생각해주시오. 여러분은 현명하게 나를 판단해주시오. 현명하게 판단하기 위해 여러분의 지헤를 일깨워주시오.
만일 여러분 중에 카이사르의 친구가 있다면, 나는 그에게 이렇게 말하고 싶소. 카이사르에 대한 브루투스의 사랑도 그이의 것만 못하지 않았다고. 그러면 왜 브루투스는 카이사르에게 반기를 들었느냐고 묻거든, 이것이 나의 대답이오. 내가 카이사르를 덜 사랑했기 때문이 아니라 로마를 더 사랑했기 때문이라고.
여러분은 카이사르가 죽고 만인이 자유롭게 사는 것보다 카이사르가 살고 만인이 노예의 죽음을 당하는 것을 원하시오? 카이사르가 나를 사랑한 만큼 나는 그를 위해 울고, 카이사르에게 행운이 있었던 만큼 나는 그것을 기뻐하고, 카이사르가 용감했던 만큼 나는 그를 존경하오. 그러나 그가 야심을 품었던 까닭에 그를 죽인 것이오. 그의 사랑에 대하여는 눈물이 있고, 그의 행운에 대하여는 기쁨이 있고, 그의 용기에 대하여는 존경이 있고, 그의 야심에 대하여는 죽음이 있소.
여러분 중에 노예가 되길 원하는 비굴한 사람이 있소? 있으면 말하시오. 나는 그에게 잘못을 저질렀소.
여러분중에 로마인이 되길 원하지 않는 야만적인 사람이 있소? 있으면 말하시오. 나는 그에게 잘못을 저질렀소.
여러분 중에 조국을 사랑하지 않는 비열한 사람이 있소? 있으면 말하시오. 나는 그에게 잘못을 저질렀소.
나는 이제 말을 멈추고 대답을 기다리겠소."
2006년 이후 매년 연말 열리는 국내 최고의 인터넷 분야 컨퍼런스인 제9회 '웹월드 컨퍼런스 2014'가 올해에도 11월18일(화)~21일(금) 서울 강남역앞 과기회관 대회의장에서 개최됩니다.
2014년 한 해의 인터넷 산업을 돌아보고, 2015년 웹 비즈니스의 최신 트렌드를 살펴보는 이번 컨퍼런스에 많은 참여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