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은 2016년 우버의 경쟁 기업인 리프트에 5억 달러(약 560억 원)을 투자했습니다. 그리고 2017년 우리나라 군산공장을 폐쇄해버렸습니다. 우리의 상식으로 보면 심각한 배신입니다. 어마어마한 일자리가 날아가고 생태계가 부서지는 심각한 문제이니까요.
그런데 소비 변화의 데이터를 보면 GM의 행보가 충분히 이해가 갑니다. 지난 10년간 우버와 리프트의 성장으로 미국의 택시시장은 무려 1.5배 성장했습니다. 편리한 서비스에 매료된 소비자가 뜨겁게 반응하면서 만들어낸 변화죠.(127쪽)
제가 사는 아파트에 카쉐어링 서비스가 들어와 있습니다. 네이비라는 회사인데, 비즈니스 모델이 쏘카 등 기존 업체들과는 조금 다르더군요. 아예 아파트 단지 주차장에 전용 공간을 만들어 그곳에서 빌리고 그 자리에만 반납을 합니다. 아파트 주민들 전용의 공유 자동차인 셈입니다. 기존 업체들은 차를 빌리기도, 반납하기도 조금은 번거로웠는데 이건 상당히 편하더군요.
'공유' 서비스가 다양한 산업을 뒤흔들고 있습니다. 자동차산업도 그 영향권에 들어왔지요. 얼마전 미국 증시에 넘버2 업체인 리프트에 이어 넘버1 업체인 우버까지 상장을 했는데, 두 기업의 기업가치가 기존 거대 자동차 기업들의 시가총액과 비교가 되면서 화제가 되었었습니다. 경제노트에서도 말씀드렸었지요.
아파트에 들어온 카쉐어링 서비스를 보면서 앞으로 자동차 판매가 계속 감소할 것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저부터도 세컨드카를 구매할 때 구매 여부를 다시 한번 생각해볼 것 같으니까요. 공유 자동차 이용이 웬만큼만 편하다면 자주 쓰지도 않을 차를 굳이 구매해서 주차장에 놓아둘 이유가 없기 때문입니다.
언젠가는 카쉐어링 서비스 때문에 자동차를 전혀 구매하지 않는 사람들이 하나 둘 늘어나 다수가 될 수도 있겠지요. 자동차 기업들에게는 생존이 걸린 심각한 위협이 아닐 수 없습니다.
저자는 GM의 한국 군산공장 폐쇄를 이런 자동차 산업의 환경 변화로 설명했습니다. 미국에서 차량 공유택시와 공유서비스가 널리 보급되자 이에 익숙해진 10대와 20대가 차를 구매하지 않기 시작했고, 이런 변화에 대처하기 위해 GM은 경쟁기업인 리프트에 거액을 투자해 공동사업을 진행하면서 군산공장 같은 기존 설비들은 줄이기 시작한 겁니다. GM같은 기존 자동차 제조업체들도 이제는 '자동차를 만드는 기업'에서 '이동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으로 변신해야하는 상황이 됐습니다.
아파트에 들어온 카쉐어링 서비스를 보면서 신기술이 산업과 기업, 그리고 개인에 미치는 영향을 다시 한번 생각해보았습니다.
▶ 예병일의 경제노트 - 트위터 : @yehbyungil / 페이스북 : www.facebook.com/yehbyungil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