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3일 워싱턴전에서 우익수 벨린저는 6회 스티븐 스트라스버그의 타구를 잡자마자 1루로 던졌다. 총알 같은 송구는 타자보다 먼저 1루에 도착했고, 스트라스버그는 ‘우익수 앞 땅볼’로 아웃됐다. 덕분에 류현진의 노히트노런은 8회 1사까지 이어졌다.
김식의 '‘현진 도우미’ 벨린저, 우유 매일 3.8L 마시는 이유는' 중에서(중앙일보,2019.6.4)
(예병일의 경제노트)
프로 스포츠의 성적은 결국 '흘리는 땀'에 비례합니다. 정직하지요. 그래서 노력하는 선수에게는 항상 눈길이 갑니다.
미국 LA다저스의 코디 벨린저(24).
류현진이 요즘 워낙 잘 하니 그를 제외한다면, 다저스에서 가장 눈에 띄는 선수는 단연 벨린저입니다. 볼 때마다 감탄스럽습니다. 홈런을 그렇게 잘 치는데, 수비도 뛰어나고 주루도 빠릅니다. 전형적인 '홈런 타자의 체형'이 아니니 가능한 걸까요.
기록을 보니 역시 대단합니다. 3일 현재 메이저리그 전체에서 그야말로 '최고의 선수'입니다.
타율 1위(0.376).
장타율 1위(0.733).
OPS(출루율+장타율) 1위(1.195)
홈런 2위(20개).
타점 2위(52개).
내야 땅볼을 때린 뒤 1루에 가장 빨리 도달하는 주자(3.89초).
외야에서 시속 148㎞로 송구하는 수비수.
선수의 종합평가지수인 WAR(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 1위(5.4, 베이스볼 레퍼런스).
타격 정확성, 장타력, 수비력, 송구 능력, 주루 능력 등 야구에 필요한 5가지 기능을 모두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고 합니다.
뉴욕 양키스 백업 선수 출신이었던 아버지의 뒤를 이어 프로야구 선수가 된 벨린저는 2017년 홈런 39개로 내셔널리그 신인왕을 차지했습니다. 홈런은 많이 쳤지만 타율은 높지 않았습니다(0.267).
2018년에는 조금 부진했습니다(타율 260, 25홈런). 그리고 올해. 성적은 우리가 지금 보고 있는 대로입니다. 노력으로 보완하고 발전해왔다는 의미입니다.
저는 기사에서 벨린저가 체중을 늘리기 위해 우유를 매일 3.8L씩 마셨다는 일화가 가장 흥미로웠습니다. 제가 청소년 시절에 존 F. 케네디 대통령이 매일 우유를 1L씩 마셨다는 것을 신문에서 보고 잠시 따라했었던 기억이 났기 때문입니다.
키(1m93㎝)에 비해 가벼운 체중(77㎏) 때문에 마이너리그 시절 홈런을 잘 못치자(2013년 1개, 2014년 3개), 벨린저는 'G.O.M.A.D(Gallon of milk a day) 프로젝트'를 시작했습니다. 결국 체중을 100㎏로 늘렸고, 파워를 키워 홈런 타자가 되었습니다.
'성실함'으로 뛰어난 성적을 내는 최고 선수를 완성시키는 건 '겸손함'이지요. 김식 기자는 벨린저의 아버지 말을 인용하면서 그가 성실함과 겸손함 두 가지를 모두 갖췄다고 말합니다.
"코디는 '정말 잘한다. 그리고 자신을 잘 조절한다'는 말을 자주 듣는다. 뛰어난 성적보다 동료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는다는 사실이 부모로서 더 행복하다."
그래서 그런지 벨린저는 '인상'도 좋아 보입니다.
'성실함'과 '겸손함'을 모두 갖춘 최고의 프로 선수를 보는 건 언제나 기분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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