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 빠른 지네에게 물었다.
"지네야 너는 발이 수십 개인데 어느 발부터 움직이느냐?"
그 말을 들은 지네는 도저히 움직일 수가 없었다.
많은 생각은 오히려 번뇌(煩惱)가 되리니...(122쪽)
너무 많은 생각이 우리를 힘들게 만들 때가 있습니다. 번뇌가 화근이 되어 일을 그르치는 케이스들입니다.
저자가 흥미로운 우화를 소개했더군요. 빠르게 움직이는 지네에게 "발이 수십 개인데 어느 발부터 움직이는가?"라고 물었더니 지네가 생각을 해보다 움직이지 못하게 되었다는 얘깁니다.
"지네의 그 많은 발들 중에 어느 것이 먼저 움직이는지는 지네 자신도 모를 것이다. 그런데 새삼스럽게 어느 발이 먼저일까를 생각하다 보면, 이 발 저 발 수많은 발을 점검하다가 결국 한 걸음도 못 떼고 난망한 상태에 이르고 만다..."
스님인 그는 무심(無心)이 모든 것을 해결한다고 말합니다. 무심함이란 모든 것을 인과와 인연을 믿고 맡기는 것이라고 설명합니다. 복잡한 생각은 즉시 멈추라는 조언도 합니다.
복잡한 세상에 생각을 하지 않으며 살아갈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너무 많은 생각이 화근이 되는 경우도 많은 게 현실이지요.
그래서 힘이 들 때는, 어느 발부터 움직이는지 생각하다 움직이지 못하고 있는 지네를 떠올리시면 좋겠습니다. '무심'이라는 단어와 함께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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