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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는다는 것은 한 사람이 깊은 내공을 쌓는 데 필요한 재료의 질과 양을 더하는 행위다. 내가 이 책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게 무엇이 있을까 먼저 생각하고 책을 읽는 경우도 있겠지만 그게 어떤 식으로 발현될지 당시에는 알지도 못한 채로 읽는 경우가 더 많다.

그저 성실하게 책을 읽어 나가고 다른 이의 생각에 끊임없이 귀를 기울이는 동안 책에 담긴 지혜와 지식이 내면에 쌓인다. 이렇게 독서로 쌓아 온 것들이 내가 직접 살면서 겪은 경험과 뒤섞이면서 나만의 독특한 내공이 된다. 

 

 

가을이 지나가고 있습니다. '독서의 계절' 이번 가을에 좋은 책 많이 만나셨는지요.

 

오늘 한 대학교에서 학생들을 대상으로 '독서'에 대해 강연을 하고 돌아오면서 '책의 힘'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을 했습니다. 취업난에 따르는 '불안'에 최순실 사태로 인한 '허탈감'까지. 청년들의 얼굴을 보니 그들의 분투가 측은하게 느껴졌습니다. 

'자신의 길'을 찾기 위한 독서, 그리고 어찌 보면 그보다 더 중요한, 고난에 맞닥뜨려도 견디고 이겨낼 수 있는 '성숙함'을 기를 수 있는 독서에 대해 이야기해주었습니다. 오늘 만난 학생들에게 여건이 편해지기를 기대하는 것이 아니라, 독서를 통해 하루 하루 어제보다 '조금이라도 더 나은 모습'으로 성숙해지려 노력하면 좋겠다고 말해주었습니다.

 

사이토 다카시는 제가 학생들에게 이야기한 '성숙'을 '내공'이라고 표현했더군요. 비슷한 의미로 보입니다. 그의 말처럼, 독서를 통해 책에 담긴 지혜와 지식이 내면에 쌓여가고, 그것들이 그 사람이 살아가면서 겪은 경험과 결합되면서 그의 독특한 내공이 되는 것이겠지요. 

 

가을이 다 지나가기 전에 책장을 한 번 정돈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