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전에 재미있는 이야기를 하나 들었는데요, 자세한 내용까지는 기억하지 못하지만, 대중음악 편집하는 이야기였어요. 좋은 소리를 만들려면 좋은 장비가 필요하잖아요. 악기도 스피커도 엄청 비싸고 좋은 걸 씁니다.
그런데 그 비싼 장비들로 가득한 편집실에서 숨소리, 미세한 소리 한 자락까지 신경 쓰며 편집을 마치고 최종 테스트를 할 때에는 흔히 구할 수 있는 싸구려 스피커로 들어본다는 거예요. 싸구려 스피커로 들어도 좋은 음악이어야 진짜 좋은 음악이라는 거죠. 원음을 생생히 재현하는 고음질이 아니라 대중이 듣는 저음질이 진짜라는.(87쪽)
(예병일의 경제노트)
글을 잘 쓰는 전문가... 그들은 '전문가'의 식견을 갖추고 '중3의 눈높이'로 표현합니다. 그 분야의 전문가들만을 대상으로 하는 학술논문이 아닌 이상, 그게 좋습니다. 논문도 아닌데 전문용어를 남발하며 어렵게 글을 쓰는 이는 진정한 전문가라고 하기에는 부족함이 있지요. 제가 언론인이 처음 되었을 때 배운 것이 "중학교 3학년 청소년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글을 쉽게 풀어 써라"는 것이었습니다. 같은 맥락입니다.
우아한형제들의 대표 마케터인 저자가 대중음악 편집 이야기를 듣고 눈이 뜨이는 경험을 했다는 말을 했더군요. 이 역시 같은 의미입니다. 장인성 마케터는 비싼 장비로 가득한 편집실에서 음악 편집을 마친 후, 최종 테스트를 대중적인 싸구려 스피커로 들어보는 음악계의 모습을 소개했습니다. 그러면서 대중이 현실에서 듣는 싸구려 스피커로 들어도 좋은 음악이어야 진짜 좋은 음악이라는 음악계의 생각을 전해주었습니다.
저자는 이것이 마케팅의 세계에서도 마찬가지라고 말합니다. "우리가 영혼을 담아 한 줄 한 줄 쓴 카피는 앞의 이야기에 나왔던 싸구려 스피커를 통해 사람들에게 읽힙니다. 메인카피, 서브카피, 그 아래 진심을 담아 깨알같이 자세히 쓴 것들 다 잘 들리지 않습니다. 우리 이야기를 그렇게 공들여서 열심히 읽고 적극적으로 이해하려 들지 않으니까요."
글을 쓸 때도, 음악을 편집할 때도, 마케팅 메시지를 만들 때도, 우리의 눈은 '소비자의 눈'에 맞춰야 합니다. 물론 그 전에 '전문가의 식견'을 갖춰야하는 것은 필수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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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월드 콘텐츠서비스 2018' 컨퍼런스가 4월17일(화)~20일(금)에 개최됩니다.
네이버랩스,SK텔레콤,현대자동차,지마켓,교보문고,SK경제경영연구소,펜타브리드,CJ파워캐스트,JTBC+,한세대,펜타시스템테크놀러지,미디언스 등에서 최고의 실무 전문가들이 나와 비즈니스의 핵심인 '콘텐츠'를 키워드로 4일에 걸쳐 구축/운영,서비스,디자인/UX,마케팅 전략에 대해 강의하는 이번 컨퍼런스에 많은 참여 바랍니다.
-4월17일(화): 콘텐츠서비스 구축/운영기술 전략 DAY.
1.2018년 AI, 블록체인 플랫폼과 콘텐츠 서비스 (송민정,한세대 교수)
2.2018년 블록체인 개발 트렌드와 전망 (변동삼,블록체인 개발자)
3.2018년 성공적인 콘텐츠 서비스를 위한 클라우드와 플랫폼 개발 전망 (장진영 대표,유엔진)
4.2018년 콘텐츠 서비스 API 개발 전망 (옥상훈,네이버랩스)
5.2018년 VR 콘텐츠 플랫폼 구축과 기술 노하우 (최윤석 대표,HelloVR)
6.2018년 빅데이터 개발 트렌드와 전망 (김동한 소장,펜타시스템테크놀러지)
-17일(화): 구축/운영 기술 전략
-18일(수): 콘텐츠 서비스/비즈니스 전략
-19일(목): 콘텐츠 디자인/UX 전략
-20일(금): 콘텐츠 마케팅/성공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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