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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편지와 농산물
입력 2015-10-24 오후 8:2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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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창시절 학교방송국에서 방송을 담당하던 여학생을 혼자서 사모하던 남학생이 있었다. 그는 매일 밤 그녀에게 향하는 마음을 편지에 담았다.

그런데 여학생을 직접 만나기 두려웠던 그는 매번 자신이 쓴 편지를 자신의 후배를 통해 그 여학생에게 전달했다. 그러던 어느 날 그 청년은 편지를 전달하던 후배가 그녀와 사귀게 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여학생은 편지를 쓴 청년을 제대로 만나본 적이 없는 반면 그 편지를 매번 전해주던 후배에게 호감을 갖기 시작했다. 다시 말해 사랑한다는 막연한 표현을 담은 수 십 통의 편지보다 매번 그 편지를 가져다주는 사람에게 여학생의 마음이 점점 이끌렸던 것이다. 어쩌면 이는 당연한 결과였다. 

알게 되면 사랑하게 된다는 말이 있듯이 누군가를 아는 가장 최선의 방법은 만나는 것이다. 이러한 원리는 농산물을 생산하는 농업인에게도 고스란히 적용된다. 예전처럼 무작정 생산하면 팔리던 농산물 시대는 지나갔다. 이제는 소비자가 원하는 농산물을 생산해야 한다.

농업도 이제 단순한 판매가 아니라 마케팅이 필요하다. 마케팅이란 소비자가 사고 싶은 마음을 생기게 하는 것이다. 불특정 소비자가 아니라, 특정의 고객, 즉 농업인 아무개의 농산물만 습관적으로 구입해 먹는 '마니아'를 창출해야 한다. 

농업계 일부에서는 높은 유통비용을 이유로 직거래의 활성화를 추천한다. 직거래는 농업인에게는 유통단계를 줄여 농가수취가격을 높여주고 소비자에게는 누가 생산했는지 알 수 있는, 얼굴을 가진 농산물을 더 저렴한 가격으로 구입할 수 있기에 바람직하다.

하지만 농가에서 단독으로 소비자와 직거래한다는 것이 그리 녹록치 않은 일이다. 생산, 가공, 포장 등 유통경로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을 농가가 직접 해야 한다. 무엇보다 자신의 농산물을 구매해줄 소비자를 찾는 일에 직면하면 막막하기만 하다.

그런 까닭에 최근 로컬푸드 직판매장이 주목받고 있다. 환영할 만한 일이다.

그러나 생산자 농업인이 주체이지 못하는 직판매장이 생겨난다면 곤란하다. 왜냐하면 직판매장이 일반소매점처럼 단순히 농산물판매 역할만 하고 생산자 농업인은 농산물에 대한 소비자의 필요나 욕구를 읽지 않는 생산자 중심으로 치우친다면 결국 수 십 통의 연애편지만 보낸 청년의 실수를 범하기 쉬운 까닭이다. 

1일 유통체계로 소비자 요구에 맞는 신선농산물의 공급뿐만 아니라 농산물 가격결정과 판매에 대한 책임을 농업인 스스로 가져야 한다. 그래서 로컬푸드 직판매장은 유통단계가 '1'이 아니라 농업인이 주도하는 유통단계 '0.5'로 육성돼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인천일보 2014년 3월3일 10면 게재
전북일보 2014년 3월13일 18면 게재
경남도민일보 2014년 2월18일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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