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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명량>그리고 이순신에 열광하는 이유
입력 2015-10-24 오후 9:3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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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적 성공의 반은 죽을지도 모른다는 위기에서 비롯되었고, 역사적 실패의 반은 찬란했던 시절에 대한 기억에서 시작되었다"고 역사학자 아널드 토인비는 역설했다. 최근 이 글귀가 <명량>이라는 영화를 통해 귓전에 울리는 듯 또렷이 들린다. 7월 30일 영화가 개봉된 이후 지금까지 관객이 1700만 명이 넘었다고 한다.

수많은 사람이 이 영화에 열광한 이유는 뭘까? 이 영화의 작품성이 그 원인일까? 작품성에 그 원인을 전적으로 두기엔 논란이 적지 않다. 그렇다면 그 원인은 뭘까? 어떤 시대의 사회가 지니는 특성, 즉 '시대성'에서 찾아보는 것은 어떨까?

정유재란이 일어났던 16세기 말 중국 대륙의 북방에서는 여진족의 확장 움직임이, 바다 건너 일본에서는 오랜 혼란의 전국시대를 거쳐 내부 세력이 뻗어나갈 통로를 찾고 있었다. 그즈음에 중국과 한반도의 모습은 어떠했을까? 세계대국 칭기즈칸 나라 원(元)을 멸망시켰다는 안일한 자족심(自足心)에서 벗어나지 못한 명나라와 200여 년의 찬란한 시절에 대한 기억을 넘지 못한 조선이 있었다.

반면 20세기 말, 이데올로기의 약화와 그 종착점을 겪은 세계 각국은 신자유주의 깃발 아래 세계화와 개방화를 부르짖으며 동서남북을 가리지 않고 오롯이 지켜야 할 곳간조차 열라고 문을 두드린다. 개방하라고 심지어 발로 차고 부수어 억지로 열게 하는 그런 세상이었다.

양 시기는 '팽창(膨脹)의 시대'였다. 팽창에는 밖의 팽창과 안의 팽창이 있다. 오늘날 개인에게 압박감으로 다가오는 팽창은 세계화, 개방화와 같은 밖에서 오는 팽창이 아니다. 그건 바로 언제부터인가 열심히 뛰어도 좀처럼 앞으로 나아갈 수 없는 우리 사회 내부에서 생기는 팽창이다.

나라의 부(富)와 크기는 30~50그룹을 향하는데, 왜 4인 가구당 소득은 1억 2000만 원이 되는 가정이 거의 없을까? 우리나라 인구가 5000만 명이라는데 왜 대도시에 집중해 살까? 국내소득 수치는 분명히 늘었는데 왜 장바구니는 가벼워졌다는 푸념이 늘어갈까? 그 이유는 아직도 여전히 '세계로 뻗어나가는 ○○'라는 구호에 익숙한 탓이다.

팽창은 성장이라는 완장을 두르고 사회 곳곳으로 팽팽히 부풀어져나가고 있다. 입시경쟁이라는 팽창 속에는 '성적은 오르는데 등수는 오르지 않는다'는 학생들의 안타까움이 있다. 취업경쟁이라는 팽창은 '대학 성적이 우수하면 취업이 보장되나요?'라는 예비취업자들의 질문에 확답을 주지 못한다. 기업의 팽창이 일자리 창출 내지 고용안정이라는 성과를 온전히 누릴 수 없다는 사실에 구직 청년과 근로자를 허탈하게 한다.

이뿐만이 아니다. 기성세대 누구도 '열심히 직장에 충성하면 정년이 보장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기업의 팽창은 효율성이기 때문이다. 누구나 성장이라는 완장을 찬 팽창의 이면(裏面)에 아찔한 폭발의 위험을 내포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하지만 그 팽창에 대항하기란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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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량>이라는 영화가 오늘날 이토록 조명받는 이유는 성장이라는 일면에 감추어진 팽창이라는 질풍노도의 흐름에 당당히 맞선 영웅 이순신과 같은 리더십을 간절히 원하는 우리들의 절규가 깊숙한 내면에 자리하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
 
경남도민일보 2015년 11월 3일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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