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에는 움직이는 마음과 움직임을 여의고 지극히 고요한 마음이 있다고 말하거나
들뜬 생각, 사특한 생각, 사물에 이끌리는 생각 등이 어지럽게 요동쳐도 지극히 고요한 마음은 본래 그대로 움직임이 없다고 말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러나 마음은 언제나 하나인 것이지, 움직이는 것과 고요한 것 두 가지가 있는 것이 아닙니다.
마음은 신령스럽고 밝아서 불가사의하게 두루 흘러 다니는데, 그것을 잡으면 보존되어 고요해지고 놓아 버리면 흩어져서 어두워지고 번잡하며 산만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 모든 것이 마음을 잡느냐 놓느냐에 달려 있을 뿐인 듯합니다. (107쪽)
퇴계 이황 선생에 대한 책을 보다가 아래 문장에 눈길이 멈췄습니다.
"그 모든 것이 마음을 잡느냐 놓느냐에 달려 있을 뿐인 듯합니다."
퇴계의 <문집>에 실린, 퇴계가 문과를 장원으로 급제하고 참판을 지낸 자신의 제자 최숙현에에게 보낸 편지의 일부입니다. 최숙현은 벼슬을 하면서도 학문에 변함이 없었던 인물이라고 하지요.
이 문장을 읽으니, 퇴계 선생에게 명쾌한 답을 받은 느낌입니다.
학문을 하던, 직장 일을 하던, 자신의 마음공부를 하던, 그 무엇을 하던, 결국 핵심은 '마음을 놓느냐 잡느냐'에 달려 있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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