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마케팅이 필요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입니다. 마케팅은 포장 또는 술책에 지나지 않다고 봐요. 브랜딩이란 말도 사실 좋아하지 않아요. 소비자가 물건을 사는 것은 필요한 기능을 얻기 위해서지 물건 한편에 쓰인 브랜드 이름 때문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사람들은 다이슨의 물건을 원하는 게 아니라 제대로 작동하는 청소기가 필요한 것이에요. 쉽게 말해서 진공청소기는 먼지를 잘 빨아들이고 청소만 잘하면 됐지 어느 브랜드에서 만들었는지가 중요한 게 아닙니다."
배정원의 '진공청소기는 먼지만 잘 빨아들이면 그뿐' 중에서(조선일보, 2015.8.22)
며칠전 경제노트(2015년 8월12일자)에서, 브랜드가 아니라 상품 그 자체, 즉 상품의 '절대 가치'가 기업의 성공에 더 중요한 시대가 왔다는 주장을 소개해드린 적이 있지요. 그런데 '날개 없는 선풍기'와 '먼지 봉투 없는 진공청소기'로 유명한 다이슨의 창업주도 같은 생각을 하고 있더군요.
제임스 다이슨 창업주는 "마케팅은 포장이나 술책에 지나지 않기 때문에 필요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합니다. 브랜딩이라는 말도 좋아하지 않습니다. 사람들이 원하는 것은 '다이슨의 물건'이 아니라 '제대로 작동하는 청소기'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지요.
그런 생각으로 다이슨은 3년 전에 최고경영자(CEO)에서 물러나 엔지니어로 돌아갔습니다. 신제품 개발에 몰두라기 위해서였습니다. CEO가 갑자기 엔지니어로 복귀한 다이슨은 실적이 더 좋아졌고, 올 상반기에도 매출이 작년 동기 대비 20% 증가했다고 합니다.
물론 브랜딩이나 마케팅이 중요하지 않게됐다는 얘기는 아닙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인터넷의 등장으로 소비자들이 제품을 보다 쉽게 평가하고 의견을 나눌 수 있게 되었고, 그 만큼 과거에 비해 마케팅이나 브랜딩이 '현혹'되지 않는 '똑똑한' 소비가 늘어났다는 사실입니다.
경영자나 마케터라면 인터넷의 영향으로 상품 그 자체, 즉 상품의 '절대 가치'가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는 변화를 분명히 인식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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