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를 다시 일으키기 위해 헤이스팅스는 직원들의 막강한 기술력과 마케팅 기법 그리고 웹사이트의 데이터 수집 능력을 제품(콘텐츠와 기술)을 개선하는 데 쏟아부었고, 그로써 고객과 다시 만나기를 희망했다. 더 나은 콘텐츠를 제공하는 것이 고객을 되찾을 수 있는 방법이라고 확신한 헤이스팅스는 워너브라더스에서 일했던 켈리 베넷에게 마케팅팀을 맡기고 영화와 드라마의 판권 협상을 이끌어달라고 말했다. (371쪽)
데이터 경영이 화두인 시대입니다.
미국 최대의 온라인 스트리밍업체인 넷플릭스의 '무기'도 바로 이 데이터였지요.
마크 랜돌프와 리드 헤이스팅스가 온라인으로 DVD를 대여하는 스타트업을 창업한 1997년 이후, 넷플릭스는 비디오시장의 거대기업인 블록버스터와 10년간 사투를 벌였고, 스트리밍 시장에 진입해 정상에 올랐습니다. 그 과정에서 5700만 명에 달하는 방대한 가입자의 빅데이터를 바탕으로 개발한 영화 추천 알고리즘 '시네매치'로 고객들을 팬으로 만들었지요.
넷플릭스가 자신이 축적해온 방대한 빅 데이터를 분석해 드라마 '하우스 오브 카드'를 판권을 사들여 자체제작하면 성공할 것이라고 예측하고, 과감하게 1억 달러를 투자한 것은 그들의 데이터 경영의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실제로 그 드라마는 커다란 성공을 거두었지요.
저자는 헤이스팅스가 넷플릭스를 '날렵하고 혁신적인 기업', TV를 보는 가장 좋은 방법을 제공한다는 자신감으로 무장한 기업으로 재창조했다고 책에서 평가했더군요. 그의 해석처럼 넷플릭스는 시청자들이 자신이 무얼 원하는지조차 고민할 필요가 없는 세상에 살게 하겠다는 생각까지 하고 있는 듯 보입니다.
그 넷플릭스의 무기는 데이터였습니다. 웹사이트를 통해 15년 동안 축적한 데이터로 소비자의 생각과 산업의 트렌드를 예측했습니다. 예를 들어 데이터를 통해 시청자 사이에 드라마 에피소드를 몇 편씩 감상하는 몰아보기 현상이 유행한다는 것을 알아내 서비스에 활용했습니다. 아동용 콘텐츠에 대한 수요가 급증한다는 데이터를 보고는 드림웍스, 디즈니 등과 계약을 체결해 적절한 시점에 콘텐츠를 확보할 수 있었지요.
이런 컴퓨터 알로리즘은 지금까지 통용되고있던 소비자의 행태와 반대되는 사실을 알려주기도 했습니다. 가입자들은 영화 타이틀이 풍부하기를 기대하면서도 실제로는 드라마를 더 많이 본다는 것도 그 중 하나입니다. 그렇다면 영화보다는 드라마에 더 집중하는 것이 현명한 선택이 되겠지요.
또 영화는 두세 시간이면 끝나지만, 드라마는 전편을 다 감상하는 데 수십 시간이 걸리고, 그에 따라 이용률과 만족도가 올라간다는 사실을 데이터 분석을 통해 인지하고 드라마 시리즈 자체 제작에 나섰습니다.
'하우스 오브 카드'를 제작한 후에는 간격을 두고 방송을 내보내는 TV산업의 전통을 무시하고 13편의 에피소드를 한꺼번에 공개했습니다. 가입자들이 드라마를 열성적으로 몰아볼 때 친구들에게 권유할 확률이 높다는 데이터가 있었기 때문이었지요.
넷플릭스의 모습을 보면서, 우리 기업은 어떻게 데이터를 확보하고 분석해 활용할지 고민해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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