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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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흘러간 시간들은 가끔씩 막차의 바닥에 쌓이기도 한다 . 버펄로를 먹으며 살았던 원주민의 후손들이 비프 저키를 먹고 시간을 토한다 . 썰렁한 막차의 귀퉁이는 토한 시간들의 객실 , 알버타 너른 평원인양 대자로 뻗어 버펄로 울음소리를 낸다 . 이젠 C-Train 종점의 이름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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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1-0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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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대를 사랑하는가? 그대는 나를 사랑하는가? 내가 그대가 되면 된다 그대가 내가 되기 전에 하늘을 사랑하는가? 하늘이 되면 된다. 하늘이 내가 되기 전에 바다가 하늘이 되기 전에 땅이 바다가 되기 전에 내가 땅이 되기 전에 그대가 내가 되기 전에 사랑을 묻기 전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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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11-0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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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는 차 안으로 바람이 들어온다 바람은 몸 속을 휘 돌더니 다시 차 밖으로 빠져나가고 들판에 눕는다. 검정 소가 드러누운 넓은 알버타 벌판 한 켠에 푸드럭거리며 눕는다. 가장 살찐 소가 가장 먹기 좋은 소 빨리 자라면 빨리 죽는다. 검정 소는 알고 있을까? 바람이 소 위로 심드렁하게 자빠지고 있다. 아름다운 건 가지는 게 아니라 지키는 것. 차를 세우니 바람이 서고 햇빛이 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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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9-0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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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나를 묶어두지 않는다. 고향이 있지만 그 곳을 향하여 목을 빼지도 않는다. 바람의 숨소리를 들으며 새벽 별과 이야기 한다. 그러면서 묻는다. 나는 어디로 가냐고...... 너는 어디로 가냐고 묻지 않는다. 단지 나의 길에 동행할 수 있냐고 묻고 내 길을 간다. 가끔 누군가의 발자국을 보면 이렇게 묻곤 한다. '신(神)을 만났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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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5-2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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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때는 매일 꿈을 꿨다. 빤쓰만 입고 악당을 쳐부수는..... 악당은 매일 나타나고 나 말고는 그 악당을 때려 잡을 넘은 이 세상에 없었다. 세월이 지나자 악당들이 안보이기 시작했다. 나와 싸우는게 시시해진거다. 피떡이 되어 넘어지고 엎어지는 역이 뭐이 그리 재미있다고 매일 하겠는가? 출연료라고 제대로 주면 모를까... 짜식들이 꿈속을 떠나더니 속세로 나오기 시작했다. 갑자기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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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3-1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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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이틀 사흘 나흘...... 얼마나 남았을까 한 발 두 걸음 세 두리번 네 두근거림...... 어디에 있을까 한 빛 두 바람 세 파란잎 네 아지랭이 어! 언제 와 있었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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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3-0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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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딜가던 난 늘 인사를 건네곤 했다. 받던 안받던 그건 너의 자유. 이미 생명을 잃고 껍데기로 서있는 너에게 안부를 묻는 나 역시 화석같은 인간. 몇 억년을 굴러 먹다가 이제서야 서로 빈껍데기로 만난 것도 운명인가보다. 그 때 만났다면 난 너의 먹이가 되었고 배설이 되었겠지 이제서야 만나 인사를 하는 여유를 부리는 나는 껍떼기. 공룡이 모든 존재의 해결사였던 시절이 있었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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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1-0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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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아침에 기지개펴다 흘깃 본 거울, 푸석거리는 얼굴을 매만진다. 밤 사이 몰아친 추풍(秋風)에 낙엽(落葉)이 된 노란 것들이 이슬을 담아 오히려 황홀하다. 죽음이란 저런 것인가? 내 년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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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9-3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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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江) 1 강(江)이 한 번만 흐른다면 진정 한 번만 흘러 生을 마감한다면 갈대는 밤마다 울지 않았을 텐데. 강(江) 2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냐길래 물에서 와서 물로 간다 했더니 자긴 하늘로 간대 나도 하늘로 갈꺼다 강(江) 3 물이 흐른다고 다 강(江)이 아닌겨 시간이 흘러야 아픔이 흘러야 똥이 흘러야 강(江)..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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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9-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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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와 나*** 해 뜨기 전 너를 생각하다가 달 뜨기 전 너를 사랑하다가 해와 달이 없어지고 너만 남았다 내 귀에 네 목소리 자리잡고 내 가슴에 네가 들어와선 난 그대로 네가 되었다 달 빛 속으로 별 빛 속으로 내 영혼 흘러들어 너를 비추고 넌 달맞이 꽃이 되리니 우리만 남아있다 난 네 마음 안에서 넌 내 가슴 속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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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8-2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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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온 날보다 살아갈 날들이 한참 많이 남았을 때 그 땐 마을마다 우물이 하나씩 있었지 목이 마려워 펌프질을 하려면 푸석푸석 신경질 내는 펌프를 달래느라 바가지에 하나 가득 마중물을 내려 보내고 으샤으샤 솟아 오르는 차고 맑은 우물물! 작은 몸뚱이가 녹슨 손잡이에 대롱거리며 오르락 내리락 할 때 마다 콸콸대던 물소리 까르르 웃는 꼬마들의 웃음 소리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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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8-2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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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초를 알기 위해 떠나지 말 것 잡초가 되기 위해 떠날 것 짓이겨지고 짓밟히고 쓰러지고 그리고 흙에 입 맞출 것 잡초가 되거든 땅에 묻힐 것.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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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8-2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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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와요 들리나요 비 오시는 소리가 비가 포롱포롱 와요 여름이 옷 벗는 소리 강아지 풀밭위를 달리는 소리 달리다 일부러 넘어지곤 뒹굴면서 킁킁대는 소리 빗방울이 떨어져요 들어 보세요 빗방울 떨어지는 소리를 방울이 달콩달콩 처마에서 내려와요 아침 방울 내려오는 소리 걸음마 배운 아가가 잼잼거리며 콩콩 뛰는 소리 비가 오면 눈 감고 귀 기울여 보세요 그러면 빗 소리가 얼굴을 포로로롱 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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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8-2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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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이리 오랜만에 왔는가 그 말씀을 하고 싶으시지만 눈물이 입술을 가늘게 지나가는 사이 콧물과 함께 가슴 깊숙히 사그러지고 있었다 오냐 오냐 절을 하고는 일어 날 수가 없었다. 보고 싶어 미칠것 같았는데 막상 대하니 차마 얼굴을 마주 뵐 수가 없어서 일어 설 수가 없었다. 꼭 껴안고 그간 안녕하셨어요 그 말씀을 드리고 싶었지만 눈물이 안경 위로 떨어지는걸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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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8-1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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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가 끙끙댄다. 힘겨운 하루의 맺음말이기에 마음이 아리다. 살짝 돌아누워 주무르면 그제서야 멈춘다. 자식들 다 소용없어 그래도 남편이 최고네 피식 웃고말지만 마음은 편치 않다. 일상은 항상 이렇게 마무리지는데 그러기에 우리의 시간은 너무나 짧다. 그것도 항상 지난 다음에야 깨달을 뿐... 아내의 손 마디 마디마다 시간과 시간이 충돌했던 많은 흔적과 언어의 파편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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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8-1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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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의 반쯤 굽은 등에 故鄕의 언덕배기가 스며있다. 살아서 他鄕에 살면서 언제나 故鄕의 한 모퉁이는 반쯤 지고 살아서 절뚝거리는 맥박은 반쯤 휘어진 지팡이 위에 얹히고 아이들 뛰던 놀이터를 희미한 날의 동구 밖 장터목에 옮겨 놓는다. 타 들어가는 꽁초와 타버린 기억 몰려오면 발 밑에서 사라지고 남은 건 허연 필터와 흰 머리칼, 그리고 희뿌연 삼베. 일어서서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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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8-1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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